이 총재, 20일 출근길 인터뷰
"연준 속도 늦춰지면 통화정책 운용 여유 생길 것"
"경로 전망 도비시 하지 않았다는 평가도 있어"
이 총재는 20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시장에서는 이번 회의에서 인상 여부보다도 앞으로 방향에 대한 메시지에 더 관심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9일(현지시간) FOMC 회의를 열고 정책금리를 연 2.25~2.50%로 0.25%포인트 올렸다. 올해 3, 6, 9월에 이어 네 번째 인상이다. 그러면서 내년 인상 횟수는 기존 3회에서 2회로 하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한국과 미국 간 기준금리 격차는 0.75%포인트로 다시 확대했다. 한은은 지난 11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1.75%로 올리면서 한미 금리차가 0.50%포인트로 줄었지만 이번 연준의 인상으로 인해 다시 11월 금통위 이전 수준으로 확대했다.
이 총재는 한미 금리차 확대에 대해 "미 연준의 금리 정상화 속도가 세계 경제나 국제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크기 때문에 사실상 미 연준의 정책은 늘 통화정책 할 때 고려요인이 된다"면서도 "금리가 얼마 이상 벌어지면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계속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연준이 점도표를 하향 조정하고 내년도 금리 인상 횟수를 낮춘 데 대해서 이 총재는 "미 연준의 금리 정상화 속도가 예상보다 늦춰진다면 사실상 세계 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이 줄고 각국의 통화정책 운용에 있어서 약간의 여유가 생길 것"이라며 "하지만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 경로 전망이 도비시(Dovish·완화적 통화정책)하지 않았다는 평가도 있어 내년도 금리 인상 경로가 그대로 갈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에서 내후년 미국 금리가 인하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내년 금리를 2번 올린다고 했는데 상황에 따라 조정될 수 있다는 전망이 있는 듯하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정부와 관계기관은 이호승 기획재정부 제1차관을 주재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개최하고 FOMC 결과와 영향에 대해 점검하고 대응방향을 논의했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윤면식 한은 부총재, 유광열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정규돈 국제금융센터 원장이 참석했다.
정부는 "연준이 금리 전망을 하향 조정한 것은 미국 경제의 성장세 둔화를 반영한 측면이 있어 향후 글로벌 경기 상황을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한다"며 "관계기관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유지해 국내외 금융시장과 외국인 자금 유출입 동향을 면밀히 점검할 것"이라고 했다.
한은 내부에서도 허진호 부총재보를 주재로 통화금융대책반 회의를 열고 FOMC 회의 결과에 대한 국제금융시장 반응을 살피고 국내 금융·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했다. 조은애기자 euna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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