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 민주당 의회 지도부가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 해소를 위해 머리를 맞댔지만 답을 찾는 데 실패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양당 지도부는 추후 다시 만남을 갖고 해결책을 모색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전망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2일(현지시간) AP, AFP,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의회 지도부는 셧다운 12일째인 이날 백악관에서 국경 안보 관련 회의를 진행했다. 그러나 이날 회동에서 이들은 셧다운 출구 전략을 마련하지 못한 채 이견만 확인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회동을 마친 뒤 "대통령에게 정부를 열기 위해 우리가 지지하는 법안에 찬성해줄 것을 요청했다"면서 "대통령에게 직접 '당신의 정부를 계속 폐쇄하는 이유를 하나라도 말해달라'고 직접 물어봤지만 그는 마땅한 답변을 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동에서 국경안보부 관리 역시 장벽 건설을 "탄원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그간 주장해왔던 56억 달러의 예산을 고수했다. 앞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장벽 건설 예산을 기존 50억 달러에서 절반 규모인 25억 달러로 줄인 절충안을 마련하기도 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마저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는 현재 셧다운 여파가 점차 가시화하고 있다. 워싱턴DC 관광명소인 19개 스미스소니언박물관은 이날 셧다운의 영향으로 문을 닫는다고 밝혔다. 또 국립공원 곳곳은 쓰레기와 위생문제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 조율을 위해 이들을 4일 백악관으로 다시 초청했다.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장벽 문제가 우리에게 도전적 과제이긴 하지만 우리는 이 문제를 풀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의 대치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동에 앞서 열린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셧다운은) 오래 걸릴 수도 있고, 빨리 끝날 수도 있다"며 "셧다운은 필요한 만큼 오래 지속될 것(as long as it takes)"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주자들이 (미국 국경을) 통과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아예 출발조차 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가 말하는 것은 국가 안보다. 그건 물러서기엔 너무나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새 하원의장으로 선출될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도 "우리는 공화당에 '예스'라고 답할 기회를 줬다"며 "우리는 대통령에게 정부 문을 열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2일(현지시간)낸시 펠로시 미국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가운데)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공화당 의회 지도부와의 회동을 마친 뒤 기자들에게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