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함 칼럼] 새해엔 정치를 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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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함 칼럼] 새해엔 정치를 버려라

   
입력 2019-01-06 18:14

양승함 前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양승함 前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새해엔 전 국민이 정치판에 뛰어들 태세이다. 보수, 진보 가릴 것 없이 국민의 범주에 들어가는 모든 집단과 계층들이 저마다의 이유로 정치참여의 깃발을 내세우고 있다. 여기에 새해 경제 전망까지 침울하니 그 갈등 양상은 첨예화될 것이고 정치판은 더욱 혼돈에 빠질 것이다. 정치가 사회경제적 이념적 불평불만의 카타르시스가 되어서는 그 사회의 전도가 밝을 수 없다.

소위 '촛불혁명' 이후 국민의 직접 정치참여가 폭발적으로 증가되었다. 이것이 제도적으로 흡수되지 않으면 정치적 불안정과 혼란을 야기함은 물론이다. 문재인 정부에게 촛불혁명은 양날의 칼임을 유념해야 한다. 명예혁명과도 같이 정권을 교체한 촛불시위는 국민의 정치적 효능감을 한껏 높여 놓았다. 이제 국민들은 자신들의 이해관계와 관련된 웬만한 일에 대해서는 직접 해결하려는 행태를 보인다. 청와대의 국민 청원제가 높아진 국민의 정치참여 의식을 제도적으로 수용하려는 노력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더욱이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국민들에 대해서는 대안이 전무한 상태이다, 작년 말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데드 크로스'를 넘었다. 이것은 현 정부에 대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넘어 섰다는 의미이다. 가장 큰 이유는 민생경제 악화로 인한 민심 이탈이다. 더불어 민주당을 지지하는 사람들 중 4분의 1정도가 부정 평가로 돌아 섰다. 여권 지지 기반인 민주노총과 비정규직 노동자도 시위에 나섰다. 자영업자, 택시 기사, 한국유치원총연합회 등도 정부 정책에 반대하고 나섰다. 태극기는 한반도에 전쟁의 기운이 돌든 평화의 소리가 들리든 자신의 이념에 맞지 않는다고 계속 휘날리고 있는가하면 또 다른 집단은 '백두혈통'의 서울 방문을 환영한다는 과잉 충성에 빠져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세모의 여당 지도부 초청 오찬에서 사회와 언론의 '경제실패 프레임' 때문에 경제개혁의 성과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고 말하고 문제가 되고 있는 최저임금 인상 및 근로시간 단축 등의 개혁정책을 완수할 뜻을 비쳤다. 이와 같은 개혁의지의 고수는 기존 사회의 적폐를 근본적으로 혁신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사실 역대 정부들이 지지도가 떨어지면 언론과 사회에서 정부 성과를 잘 인정해 주지 않는다고 불평해 왔던 것과도 같은 맥락에 있기도 하다. 이것은 국정운영을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고 있다는 자가당착에 빠져 국민과의 소통이 한계에 달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정부는 정부대로 정책적 수정을 통한 국민적 불만을 제도적으로 포용할 의지가 없고 국민은 국민대로 정부 정책을 그대로 수용할 의지가 없으니 상호 간의 충돌은 불가피하다. 이와 같은 균열을 정치인은 정치인대로 시민집단은 시민집단대로 정치적으로 이용하여 각자도생하는 차원에서 증폭시키고 있다. 국민은 국민대로 파편화되어 살벌한 논쟁을 벌이고 제각기 '캠프'를 차리고 진영논리에 빠져 있다. 놀라운 것은 문 대통령이 언론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고 했는데 정부에 비판적인 보수들도 언론을 믿지 않고 유투브와 같은 SNS를 주로 본다는 사실이다. 상호 불신과 배제의 정치가 극에 달해 가짜뉴스가 판을 치고 있다.

한국에서는 정치가 갈등을 해소하기 보다는 갈등을 오히려 부추기고 증폭시킨다. 국가 지도자에서부터 시민운동가 그리고 일부 개인과 집단에 이르기까지 사회의 공동선보다는 지엽적이고 편협한 이익에 몰두하여 정치를 위한 정치를 하고 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강조한 '좋은 사회'에 대한 비전은 멀고 먼 이상향일 뿐이고 오로지 집단이기주의만이 작동하는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 사회가 전개되고 있다.

이제 우리가 살길은 정치를 버리는 일이다. 경제가 어렵다는데 생업에 열심히 종사해야 되지 않겠는가. 정부도 주류세력을 바꾸려는 정치를 그만하고 잘못된 정책이나 고치는데 몰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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