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품은 올려도 돼”…유통업계 꼼수 가격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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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품은 올려도 돼”…유통업계 꼼수 가격 인상

김아름 기자   armijjang@
입력 2019-01-13 13:31
[디지털타임스 김아름 기자] "가격이 언제 이렇게 올랐지?" 30대 직장인 김지성 씨는 퇴근 후 간단하게 저녁을 때우기 위해 오랜만에 편의점을 찾았다가 깜짝 놀라고 말았다. 신선매대에서 집어든 소시지 도시락과 새로 나온 컵라면 한 개를 계산하려는데 가격이 6400원이나 했기 때문이다. 이정도면 평소 지출하던 점심값과도 큰 차이가 없었다. 점원에게 물어보니 신제품들이 대체로 가격이 비싸다는 말 뿐이었다.


유통·식음료 업계가 신제품 출시·제품 리뉴얼을 내세워 '은근슬쩍'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기존 제품과 큰 차이가 없음에도 포장이나 재료가 바뀌었다며 가격을 올리는 것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지난해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출시하면서 가격을 최대 4만9000원으로 책정했다. 지난 2017년 크리스마스 때보다 6000원 비싸다. 시즌 음료인 토피넛라떼도 전년보다 200원 올랐다. 시럽에 토피넛 함량이 높아졌다는 이유에서다. 투썸플레이스 역시 지난해 일부 제품의 토핑을 추가하며 가격을 인상했다.

'저렴한 한 끼'의 대명사 편의점 도시락은 신제품 출시로 단가를 높이는 전략을 취했다. CU가 지난해 말 출시한 '새해엔 모두 다 돼지' 도시락은 4300원, 세븐일레븐이 출시한 3색치킨덮밥은 4500원이다. GS25가 지난주 선보인 왕돈까스 도시락은 4800원이다. 3000원대 도시락도 대부분 3800~3900원으로 사실상 4000원대다.

라면류도 마찬가지다. 지난 2015년 짜왕 출시 이후 신제품 라면의 소비자가는 1500~1600원선에서 결정돼 왔다. 특히 컵라면류는 1600원이 신제품 가격의 기준선이 되는 추세다. 삼양식품이 최근 출시한 쫄볶이 불닭볶음면은 기존 불닭볶음면(1500원)보다 100원 비싼 1600원에 판매되고 있다.


기존 제품의 가격을 인상하기보다는 '신제품'이나 '리뉴얼'을 통해 높은 가격을 책정, 소비자들의 반발을 피해가는 전략을 택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도시락 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6.5% 상승하며 39개 조사 대상 외식 품목 중 가장 높은 인상폭을 기록했다. 이는 스테이크(1.7%), 초밥(2%), 피자(1.2%) 등 대표 외식군보다 4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기존 도시락 제품의 가격 인상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프리미엄 도시락'을 표방한 신제품들이 높은 가격군을 형성하면서 전체 도시락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존 제품 가격을 올리면 '가격 인상'이라는 꼬리표가 붙으며 비난받지만 리뉴얼을 통해 이름을 바꿔서 신제품으로 출시하면 높은 가격을 매겨도 반발이 덜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마케팅 전략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꼼수로 우회적으로 가격을 올리는 것은 소비자를 우롱하는 처라"라고 지적했다.

김아름기자 armijjang@dt.co.kr

한 편의점의 도시락 매대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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