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 앞두고 당내 내홍 우려
'도로 박근혜당' 비난 여론 부담도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향한 정치권의 공세가 매섭다. 15일 자유한국당에 입당할 황 전 총리는 아직 전당대회 출마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다른 당은 물론 한국당 내에서도 황 전 총리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한국당 내에서는 황 전 총리의 입당, 전대 출마를 놓고 친박·비박 간 계파 갈등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황 전 총리의 정치권 등단 무대는 험난할 전망이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황 전 총리가 한국당을 장악하면 한국당은 다시 수구보수의 원형으로 돌아간다"며 "친박(친박근혜)계가 한국당을 석권하리라는 예측과 함께 한국당의 계파싸움과 분열이 불 보듯 뻔하게 될 듯"이라고 했다.
특히 손 대표는 "황 전 총리는 박근혜 대통령의 국무총리로서 탄핵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을 했고, 국정농단 사태의 가장 중요한 책임이 있다"고도 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도 이날 경남 창원시의회에서 열린 현장 상무위원회의에서 "황 전 총리는 박근혜 정권의 2인자이자, 탄핵 당시 대통령 권한 대행 위치에서 특검 수사 연장을 거부하는 등 공공연히 국민의 정당한 요구에 맞서던 인물"이라며 "결국 한국당의 혁신이라고 하는 것은 박근혜 의 부활을 뜻하는 것이 됐다"고 했다.
이 대표는 "한국당에 최소한의 염치는 있는 것인가"라며 "국민은 대한민국을 2016년 뒤로 되돌리려는 퇴행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당 안에서도 황 전 총리의 입당, 전대 출마를 놓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27 전대에서 당권에 도전하는 심재철 한국당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선거는 대선 후보를 뽑는 선거가 아니다. 대선에 나갈 분이 당 대표가 되면 내년 총선이 불리해진다"며 "황 전 총리로 '친박 결집' 효과는 있겠지만, 계파 갈등이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황 전 총리가 친박계의 지원을 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친박에서는 오히려 황 전 총리와 선을 긋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친박계가 황 전 총리를 지원할 경우 '도로 박근혜당'이라는 비난을 받을 소지가 크고, 황 전 총리의 전대 출마, 친박계의 당권 장악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친박계인 홍문종 한국당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친박·비박) 양 진영이 모두 (황 전 총리를) 우리 편이 아니라고 할 것 같다"며 "도와줘야 할 사람이라고 하기엔 여러 가지로 석연치 않고 본인이 대답해야 될 일도 많아 서로 밀어젖히려고 할 것"이라고 했다.
이호승기자 yos54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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