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생태계 마케팅전략 대변화
웹케시·더존비즈온 등 공세
유명 B2B(기업간거래) IT·SW 기업들이 최근 유명 배우를 광고모델로 기용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거나, 전통적인 이미지를 탈바꿈하려는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전통적 경제구조가 디지털화되는 가운데 IT 생태계도 B2B, B2C(기업 대 소비자 간 거래)간 경계가 점점 모호해지면서, 앞으로 기업용 솔루션 업체들도 스타들을 동원한 마케팅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웹케시는 자사 전사적자원관리(ERP) SW '경리나라' 동영상 광고를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약 한 달 간 전국 CGV, 롯데시네마 등에서 노출하고 있다.
웹케시는 '경리나라' 전속 모델로 배우 하석진과 지난해 계약을 체결, 영화 광고 뿐만 아니라 지상파와 케이블 TV 광고, 라디오·지면 광고에 알리고 있다. 이달 코스닥 상장을 앞둔 웹케시는 앞으로 하석진과의 계약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일 계획이다.
국내 SW 기업중에서는 더존비즈온이 지난 2014년부터 5년째 김상중과 광고 계약을 이어가고 있다. 더존비즈온 관계자는 "김상중의 이미지가 신뢰와 정직이라는 이미지와 부합해 당시 광고모델로 채택했다"면서 "매출에 직접적으로 얼마나 기여 했는지는 측정할 수 없지만, 솔루션에 대한 신뢰도를 높인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호스팅 업체 가비아도 지난해 이상민을 광고모델로 기용하고 재계약 한 바 있다. 가비아 관계자는 "B2B 기업이지만 그룹웨어 서비스 하이웍스의 경우 브랜드 인지도 향상으로 고객 제휴를 넓히기 위한 방법으로 CF를 했다"면서 "이상민은 과거 실패의 아이콘이었지만, 성공적으로 재기한 만큼 탁월한 모델 선정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글로벌 기업들도 비슷한 행보를 보인다. SAP는 회사의 새로운 슬로건인 '더 베스트 런(The Best Run)'을 대대적으로 알리는 마케팅 캠페인을 위해 영국의 유명 배우 클라이브 오웬을 모델로 기용했다. 오웬은 TV, 인쇄, 유튜브 광고 등에 출현하며 SAP가 내세우는 사물인터넷(IoT)·클라우드·비즈니스인텔리전스(BI) 등의 실제 산업 적용 사례들에 대해 설명한다.
델·델EMC·VM웨어 등의 지주사격인 델테크놀로지스는 광고모델로 HBO의 유명 미드 '웨스트월드'에서 프로그래밍 부서장으로 출현한 배우 제프리 라이트를 선택했다. AI, 머신러닝 등 첨단 기술 활용을 지원하고, 델 계열사들이 합심해 고객들의 디지털 혁신을 돕겠다는 비전과 잘 부합한다는 평가다.
시스코도 지난해 유명 미국드라마 왕좌의 게임에 출현 중인 난쟁이 배우 피터 딘클리지를 광고모델로 발탁했다. 그는 드라마 내에서 최고의 브레인으로 웨스테로스 대륙의 왕좌를 차지하려는 대너리스 여왕의 책사 역할을 맡고 있다. 기업 고객들이 시스코를 통해 5G 생태계의 왕좌를 차지할 수 있게 도와준다는 이미지를 가져가겠다는 전략이다.
이인석 퍼블리시스 전략기획팀 디렉터는 "대중에게 인지도 있는 배우들을 광고에 활용하면 특정 기업이나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를 짧은 시간 안에 끌어 올릴 수 있다"면서 "B2B 회사 광고에서는 아직 유명배우를 활용한 사례가 적지만, 신뢰와 믿음은 B2B 사업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부분으로, 특히 회사의 가치관과 유명모델이 지닌 색깔과 잘 연결시키면 회사의 차별화된 이미지를 가져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경탁기자 kt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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