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기술개발·실증 프로젝트
선택형 전기요금제 등 서비스
쓴 만큼 이용료 내는 제도 추진
정부가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 미래형 에너지 거래모델을 담을 예정인 가운데, 블록체인·IoT(사물인터넷) 등 첨단IT 기술을 접목한 개인간 전력거래 기술개발과 실증사업이 본격화된다. 특히 휴대폰 요금제와 비슷하게 소비자에게 다양한 옵션이 주어지는 선택형 전기요금제, 쓴 만큼 요금을 내는 조명·가전 등 새로운 에너지 서비스가 현실화될 전망이다.
14일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은 재생에너지, 전기자동차, ESS(전력저장장치), 블록체인, IoT 등을 결합한 미래 전력플랫폼을 현실화하기 위해, 올 1분기부터 3년간 기술개발과 실증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이들 기술은 정부가 올해부터 조성하는 스마트그리드 체험단지에서 집중적으로 실증이 이뤄질 예정이다.
미래형 에너지 플랫폼의 핵심은 AMI(원격검침), IoT, 블록체인, 클라우드 등 IT기술이다. 선택형 전기요금제 지원 AMI 시스템, IoT 기반 전기제품 요금제 서비스 구현기술, 블록체인 기반 개인간 전력거래 플랫폼 등이 올해부터 개발·실증된다.
선택형 요금제는 통신요금처럼 소비자가 생활습관이나 사용방식에 따라 요금제를 선택하는 방식이다. 사업자가 다양한 선택형 요금제를 개발하고 계절별·시간대별 차등요금을 적용하는 게 핵심이다. 독일, 미국 등에서는 소비자가 재생에너지 발전전력을 기존 요금보다 높은 가격에 구입하도록 하는 녹색요금제도도 도입하고 있다.
에너지기술평가원은 올해부터 3년간 공동·단독주택용 AMI 표준기술을 개발하고 선택형 요금제를 적용할 수 있는 AMI 표준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다. 또 선택형 요금제에 적합한 공동주택용 개방형 계량데이터 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실제 공동주택에서 AMI를 이용한 선택형 요금제를 실증해 효과를 분석할 계획이다. 한전이 이와 관련해 계량데이터 수집·관리, 요금제도 도입 관련 공동연구를 진행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미래형 전력망은 수직성을 탈피해 소비자가 거래 주체로 참여하고 유연한 양방향 구조를 띨 것"이라면서 "그 중에서도 핵심은 수요와 시간대에 따른 선택형 요금제로, 정부 정책변화에 앞서 기술검증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들이 쓴 만큼 이용료를 내는 요금제 서비스를 가능케 하는 기술 개발도 추진한다. 올해부터 3년간 국제 IoT 표준화 단체인 OCF(오픈커넥티비티재단) 기반 서브미터링 기술 개발과 서비스 실증이 이뤄진다.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조명·전기장판 등 전기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 서브미터링 기술을 개발, 기업들이 전기기기 요금제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OCF 기반 스마트미터링 표준 인터페이스와 에너지 플랫폼, 요금제 기반 스마트 조명 제어 알고리즘, 요금제 기반 전기기기 서브미터링 기반 부가서비스 개발이 핵심이다. 특히 선택형 전기요금제와 연계한 가정용 에너지 절감 융합서비스 모델을 개발해 실증할 계획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생산자, ESS 간에 전기를 실시간 거래하는 플랫폼도 개발한다. 국내 전기사업법은 중개사업자가 전력거래 시장에 전기를 팔 수 있게 돼 있지만 해외에서는 P2P 전력거래가 허용돼 있다. 독일·일본·미국 등은 전기차와 신재생에너지 확대로 인한 전력계통의 안정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P2P DC(직류) 전력기술 개발과 실증을 진행하고 있다. 에기평은 올해부터 3년간 공공 커뮤니티 내에서 블록체인의 암호화 기술을 이용해 전력을 실시간 거래하는 플랫폼을 개발하고 공공 커뮤니티나 학교 등에서 실제 전력거래까지 실증할 예정이다.
태양광·ESS 등을 운영하면서 남는 전력에 대해 개인간에 사고파는 주택용 전력거래 서비스 플랫폼도 구축한다. 주택간 전력공유 모델을 만들어 전기공급 체계를 다변화하고 요금절감 효과도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이미 해외에서는 피클로·반데브론·옐로하 등 P2P 전력공유 서비스 기업들이 시장을 키우고 있다.
이와 연계해 주택 전력 생산·소비·저장 정보를 공유하는 클라우드 서비스가 개발된다. 이를 통해 전력 거래를 중개하고 보상금액을 정산하는 구조가 도입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지능기술을 적용한 스마트그리드를 도심으로 확장해 다양한 분산 에너지원과 수요주체를 연결해 완성도를 검증하고 기업들이 본격적인 사업모델을 만들 수 있게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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