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진통 예고
"오히려 처우 악화 가능성" 반발
출연연 공동출자회사 추진협의회는 출연연 용역직의 정규직 전환 추진을 위해 21개 출연연이 공동 출자해 '과학기술종합서비스(가칭)'를 설립키로 했다고 14일 밝혔다.
공동출자 회사에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기계연구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원 등 25개 출연연 중 21개 기관이 출자한다. 협의회는 근로자의 고용 안정성과 공공성 확보를 설립근거로 마련해 정관에 명기하고, 21개 출연연이 자본금 4억원을 100% 전액 출자해 회사를 설립, 공공성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임원은 대표이사 1명을 비롯해 이사 6명, 감사 1명 등 모두 7명으로 구성되며, 대표이사는 외부 전문가 영입으로 선출한다. 나머지 이사는 출연연이 겸직하도록 했다.
근로자 처우 개선을 위해 이윤을 없애고, 운영비용을 최소화 하는 대신 운영 수익이 생기면 근로자 처우 개선에 활용한다. 전환 대상 인력을 대부분 고용 승계하고, 정년은 만 65세로 하되 65세 이상 근로자는 촉탁직으로 고용한다.
협의회 관계자는 "공동출자 회사는 반복되는 재계약에 따른 용역직 근로자의 고용불안을 해소하면서 처우·근무환경 개선, 출연연의 지속가능한 운영 발전을 위한 합리적 전환을 위해 현실적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비정규직 직원들은 '공동자회사' 설립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직접고용에 비해 자회사 설립 비용이 더 들어가고, 자회사로 전환되면 경상운영비 압박과 정규직 근로자의 복지축소 등을 초래해 실효성 있는 방안이 될 수 없다는 주장이다. 더욱이 공동출자회사 설립 시 정부 관료 등이 낙하산 인사로 임원 자리를 꿰찰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추후 안정적인 임금인상이 어려워 용역직 근로자의 처우개선이 오히려 악화될 수 있는 소지도 크다는 주장이다.
공공연구노조 관계자는 "간접고용 노동자는 저임금 등 열악한 노동조건에서 고통받고 불안정한 고용에 시달리며 살아왔는데, 사용자는 여전히 자신의 이익과 편리만 앞세워 정규직 전환 정책을 왜곡해 추진하고 있다"며 "공동출자회사 설립은 받아들일 수 없는 방식인 만큼 간접고용 근로자를 직접 고용하는 것이 가장 올바른 해법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정민채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비정규직 지부장은 직접고용 쟁취를 위한 단식 농성을 6일간 이어가고 있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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