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금투업 CEO와 간담회
업계 "조세체계 간소화" 건의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15일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증권·자산운용업계 최고경영자들과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집권여당 대표가 금융투자업계와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 대표를 비롯해 민주당 김태년 정책위원장,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최운열·유동수·김병욱 의원 등이 참석했으며, 업계 측은 권용원 한국금융투자협회장 등 증권사 14개·자산운용사 10개사 대표가 함께했다.
이 대표는 먼저 "금융·투자 분야에 대해 얘기를 많이 들으러 왔다"면서 "여러분들 말씀을 많이 듣고 정책에 어떻게 반영할지 생각하겠다"고 업계의 의견을 충분히 듣겠다는 자세를 보였다.
이 대표는 "지금 시중에는 유동자금이 1000조원 혹은 700조원 등 굉장히 많다는 이야기들이 많다"면서 "대개는 융자거나 담보대출로 쓰이고, 실제로 직접 투자하는 비중은 아주 낮기 때문에 이 자금을 실제로 투자 자금으로 어떻게 전환할 수 있는지 생각을 듣고자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 대표는 "우리 경제 성장률이 자꾸 내려가고 있다. 지금은 2.5% 대까지 내려갔는데 투자를 활성화해 전체적으로 순환이 잘 되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지금까지 우리 금융계의 관행은 주로 '안전한 대출' 위주였는데 '모험적인 투자'가 활성화돼야 결과적으로 경제가 활력있게 돌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이 자리에서 규제 완화와 조세체계 간소화 등을 건의했다. 권 회장은 업계 주요 현안인 증권거래세 개편을 요청했다.
그는 "일본, 영국 등을 보면 조세체계가 굉장히 간소하고 주식이나 펀드, 채권 중 어디에 투자하건 단일세율을 적용한다. 장기투자는 세제 혜택도 받는다"면서 "증권거래세를 폐지 또는 단계적으로 인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증권사 대표들도 증권거래세의 이중과세 논란 등 문제점을 지적하며 거래세 폐지와 인하에 힘을 실었다.대신 양도소득세를 확대하는 등 자본시장 효율성을 높이고 투자를 활성화할 수 있는 종합적인 과세체계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현재 한국의 증권거래세율은 0.3%로 중국(0.1%), 싱가포르(0.2%) 등과 비교해 높은 편이다. 일본과 미국의 경우는 거래세가 아예 없다. 민주당에서는 최 의원이 지난해 12월 증권거래세를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김 정책위의장은 "금융이 제대로 돼야 혁신성장이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면서 "시중에 있는 풍부한 유동자금이 필요한 곳에 제대로 쓰일 수 있도록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내는 일이 중요하다"고 증권거래세 개편에 긍정적인 뜻을 내보였다. 민주당은 조만간 자본시장 활성화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김미경기자 the13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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