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진화에도 독자행보 유지
대다수 야당, 송 의원 지지 나서
野, 탈원전정책 폐기 기회 삼아
민주당이 신중론을 제기하며 진화에 애쓰고 있지만 송 의원이 개인 소신을 굽히지 않고 있는데다 야당까지 가세했다.
4선 중진인 송 의원은 15일 자신의 SNS에 "인류의 존폐를 위협하는 것은 핵무기보다 기후변화"라며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다음 세대를 위한 사명"이라고 탈원전 정책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송 의원은 그러나 중장기 에너지 믹스(mix)·균형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그는 "원자력발전을 추가하지 않더라도 화력발전 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과정에서 안정적인 에너지원인 원자력발전은 장기간 공존할 수밖에 없다"면서 "생산단가가 높은 재생에너지에만 의존할 경우 전기료 인상이 불가피하다. 탈원전으로 나아가되 장기간 에너지 믹스 정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경제적 요인도 짚었다. 송 의원은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한국원자력산업의 경쟁력을 세계수출산업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면서 "원전해체산업, 핵폐기물처리산업이라는 큰 시장에 대비해 원자력기술 생태계가 무너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송 의원의 주장을 요약하면 '매몰비용이 7000억원에 달하는 신한울 3·4호기 재개 문제를 다시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송 의원은 앞서 지난 11일에도 한국원자력산업회의가 개최한 원자력계 신년 인사회에서 "원전 정책이 바로 탈원전으로 가기는 어렵고 장기적으로 연착륙해야 한다"면서 "노후 원전과 화력 발전을 중단하고 신한울 3·4호기와 스와프(교환)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자신의 주장을 '미세먼지와 지구온난화의 주범 석탄화력 줄이고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전환정책을 지지하면서 원자력산업 일자리 유지 조화를 위한 충심의 제안'이라고 했다.
이후 민주당에서 송 의원의 발언을 놓고 "다시 원전으로 가자는 것은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져나왔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원전을 재개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많이 있는데 공론화 과정을 거쳐서 (탈원전정책이)결정된 것이기 때문에 검토는 조금 더 신중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 역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송 의원의 개인의견"이라며 "시행 과정에서 보완할 수 있으나 지금은 쉽게 정책전환을 할 만한 때는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청와대도 "원전문제는 사회적공론화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정리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이 문제(원전)가 추가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하지만 청와대와 민주당의 진화에도 불구하고 탈원전 논란은 다시 불붙고 있다. 민주당 일부와 대다수 야당이 송 의원의 주장에 지지의사를 표현하고 있다. 야당은 아예 탈원전 정책을 폐기할 기회로 삼고 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위-안전안심365특별위원회 연석회의에 참석해 "문재인 정부가 미세먼지 배출을 30% 이상 줄이겠다고 약속했지만 도리어 미세먼지가 악화돼 숨쉬기가 두려울 정도"라며 "미세먼지를 더 악화시키는 탈원전 정책은 친환경이 아니라 반환경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나 원내대표는 또 "탈원전 반대 청원이 14일 현재 30만명이 넘었다"면서 "신한울 3·4호기 재개부터 공론화를 다시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등도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수정할 시점이라는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송 의원으로부터 시작된 탈원전 공방은 미세먼지 대책과 맞물려 당분간 정치권 전역에서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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