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2016년식 SUV RAV4
"美 최고안전차량 선정" 기만
국내차량은 운전장치 미장착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공정위, 과징금 8억 부과
안전 장치가 설치되지 않은 차량이 미국에서 최고 안전 차량에 선정됐다고 허위 광고한 한국 토요타가 당국에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토요타가 2015~2016년식 SUV모델인 RAV4차량을 국내에 팔면서 이 차량이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의 '최고안전차량(TSP)' 선정됐다고 허위 광고한 행위에 대해 광고중지명령을 내리고 과징금 8억1700만원을 부과했다고 15일 밝혔다.
한국토요타는 2014년 10월부터 카탈로그, 보도자료 등에서 RAV4차량이 IIHS의 '최고안전차량'에 선정됐다고 광고했다. IIHS는 보험사가 회원으로 가입된 미국의 비영리 자동차 안전연구기관으로 매년 충돌실험을 종합해 '최고안전차량'을 선정하고 있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같은 기종의 차량은 '최고안전차량'에 선정된 바 있지만 국내 판매 차량은 안전보강재(브래킷)가 설치되지 않아 미국 차량과 다르다. 그런데도 토요타는 설치 부품의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고 기종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안전성이 높다고 거짓 광고했다.
토요타는 2014년식 미국 판매 차량에 브래킷이 장착되지 않아 '최고안전차량'에 선정되지 못했지만 이후 2015~2016년식에는 브래킷을 추가해 운전석 전측면 충돌실험에서 'Good등급'을 받아 최고안전차량에 선정됐다.
토요타는 카탈로그 맨 뒷면 하단에 작은 글씨로 '본 카탈로그에 수록된 사진과 내용은 국내 출시 모델의 실제 사양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라고 표시했다고 항변했으나 공정위는 "광고 내용과 직접 관련성이 없고 소비자들이 정확한 의미를 파악할 수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국과 달리 다른 국가에서는 브래킷이 미장착된 RAV4 차량에 대해 IIHS의 최고안전차량 선정을 광고하지 않았다.
차량의 안전성 정보는 소비자들의 차량 구매 때 중요한 정보 중 하나다. 지난 2012년 마케팅인사이트 설문조사 결과 토요타 차량 구매자 중 71%는 차량 구매 때 안전성을 가장 많이 고려한다고 응답했다. 품질(84%), 모델 명성(83%)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공정위 관계자는 "광고 내용이 실제 판매모델과 다르다는 점을 적었다는 이유만으로 소비자를 오인하게 만드는 광고행위의 책임이 면제될 수 없다"며 "안전도 평가 등 광고 내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소비자들이 인식할 수 있도록 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은애기자 euna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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