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호씨 군복무중 자주포 폭발사고 화상
최근 포토 에세이 '괜찮아…' 출간
"흉터는 상처를 극복했다는 이야기
세상을 더 아름답게 보는 여유 생겨"
"사고 이후 죽음까지 생각할 만큼 절망했습니다. 그러나 이젠 세상 속 흉터에 공감할 수 있게 됐고 세상을 좀 더 아름답게 보는 여유가 생겼습니다."
2017년 8월 강원도 철원에서 육군 병장으로 복무 중 K-9 자주포 폭발사고로 심하게 다친 이찬호 씨가 절망을 딛고 희망을 발견한 포토 에세이 '괜찮아 돌아갈 수 없어도'를 펴냈다.
출판사 '새잎'은 16일 이 씨의 에세이가 오는 21일 시중에 공식 출간된다고 밝혔다.
이 씨는 당시 사고로 전신 55%의 화상을 입었다. '이씨를 국가유공자로 지정해달라'는 청와대 청원이 게재됐고 3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지난해 9월 유공자 인정을 받은 바 있다.
당시 함께 훈련하던 3명은 폭발과 함께 숨졌고 이 씨를 비롯한 4명은 중상을 입었다. 이 씨는 부상 이후 무려 다섯 차례나 수술을 받았고 아직도 추가 수술이 필요한 상태다.
이 씨는 "중환자실에 있을 때는 정말 악몽이랑, 환청 그리고 환영과 여러 가지가 겹쳐서 너무 힘들었다"며 "작은 소리에도 크게 민감해 하고 남들보다 상당히 예민해져 있다. 폐쇄된 곳이라든지 소리가 상당히 큰 곳이라든지 아니면 풍선이 터진다는 그런 폭발 같은 형상을 보면 되게 겁부터 난다"고 한 언론 인터뷰에서 말한 바 있다.
특히 당시 사고로 오랫동안 희망했던 배우의 꿈을 접어야 했다는 사연이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 씨는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연기자에 대한 꿈을 꿔왔다고 밝혔다.
이 씨는 책에서 사고 이후 죽음까지 생각할 만큼 절망했지만, 이제는 상처를 드러내고 유쾌한 표정을 지을 만큼 아픔을 극복해냈다고 고백한다.
상처투성이 몸을 찍은 사진들을 통해 이제는 흉터를 당당히 드러내겠다는 각오도 전한다. 그는 "도와주시는 분도 많고 응원해 주시는 분도 있어서 제가 힘을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흉터는 상처를 극복했다는 이야기"라며 "세상 속 흉터에 공감할 수 있게 됐고 흉흉한 세상을 조금 더 아름답게 보는 여유가 생겼다"고 강조했다.
또 화상 흉터 치료와 관리법을 직접 알리고 싶었던 것도 책을 낸 동기라고 한다.
이 씨는 이번 책 출간으로 그동안 도움 준 사람들에 감사함을 전하는 한편, 나눔의 삶을 살기 위한 첫 프로젝트에 들어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익금은 모두 화상 환자 등에 기부하기로 했다.
이 씨는 전역을 8개월 앞둔 2017년 8월 K9 자주포 사격훈련 중 폭발사고로 전신화상을 입고 지난해 5월 전역했다. 전역과 함께 치료비를 지원받지 못하게 된 사연이 알려지면서 청와대 국민청원으로 이어졌고 지난해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았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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