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3시3분 현재 코스피시장에서 대한항공은 전날보다 3.69% 오른 3만6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간 한진칼은 전일 대비 0.17% 내린 3만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진칼은 장중 한때 7.44% 급등한 3만2500원까지 치솟았다가 오후 들어 소폭 하락 전환했다.
전날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위원회 산하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가 대한항공과 그 지주사인 한진칼에 대한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주주권행사 여부 및 행사 범위를 검토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오너 일가 '갑질' 논란이 일었던 대한항공과 한진칼에 대한 국민연금의 주주권행사 여부는 2월 초에 결정된다.
국민연금이 주주권을 행사하면 기업 입장에서는 당장 오는 3월에 열릴 주주총회에서 불리해지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주환원책 강화와 경영쇄신 등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호재로 인식된다.
앞서 한진칼의 경우 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KGCI)으로 불리는 행동주의 사모펀드가 일찌감치 주식을 모아 표대결을 예고하면서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한진칼 주가는 작년 11월 KGCI 존재가 드러난 이후부터 본격 상승세를 탔다. 작년 7월3일 1만5800원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이날 현재까지 두 배가량 폭등했다.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 적용 대상 기업을 확대하는 등 계획을 고려하면 올해 주주권 행사는 크게 강화할 전망이다. 정대로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본격화와 함께 국민연금의 단계별 주주권 행사 확대, 상법 개정 추진 가속화 등을 고려할 때 주주행동주의는 올해 국내 기업지배구조의 화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국민연금 다음 타깃이 누구인지가 주식시장에서 화두로 떠올랐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국민연금이 지분율 10% 이상을 보유한 상장사는 모두 81곳으로 집계됐다. 한라홀딩스(13.92%), 풍산(13.55%), 한솔케미칼(13.51%), 신세계(13.49%) 등 순으로 지분율이 높았다.
특히 대린삼업은 한진칼과 함께 스튜어드십 코드 가장 유력한 차기 후보군으로 꼽힌다. 국민연금은 대림산업 지분 13.3%를 갖고 있다. 최대주주 지분율은 23.1%, 배당성향은 6.0%에 각각 그친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일감 몰아주기, 갑질 의혹 등이 불거지자 작년 1월 대림그룹은 경영 쇄신책을 발표했고, 실질적 사업지주사인 대림산업이 수혜를 받을 것"이라며 "국민연금이 대림산업에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으로 향후 배당 확대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김민주기자 stella251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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