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아름 기자] 면세업계가 호텔신라의 실적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사상 최대' 실적을 예약했지만 4분기 이익이 당초 예상을 밑돌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말 10만9000원을 기록했던 주가도 3개월 새 7만원 초반까지 곤두박질쳤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 3조5208억원, 영업이익 1816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호텔신라가 4분기에 매출 1조2000억원, 영업이익 400억원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호텔신라의 총 매출은 4조6000억~4조7000억원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3조5000억원을 기록한 2017년을 크게 웃도는 사상 최대 실적이다.
그럼에도 호텔신라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선은 호의적이지만은 않다. 영업이익 증가세가 예상보다 더디다는 것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4분기 호텔신라의 영업이익을 300억원 중후반대로 바라보고 있다. 지난해 말 500억원대 분기 이익을 거둘 것이라던 예상보다 크게 후퇴했다. 면세 시장의 마케팅 경쟁이 길어지면서 이익 규모가 줄어들었다는 평가다. 여기에 매년 9월 갱신되는 인천공항 1터미널 임대료 증가로 공항점의 적자폭이 예상보다 컸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3분기말 시작된 업계 톱 3의 점유율 경쟁이 3분기까지만 유효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결국 연말까지 이어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국 정부의 전자상거래법 개정에 보따리상(따이공)의 활동에 제약이 걸릴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면서 호텔신라의 주가는 4분기 들어 급락했다. 지난 3분기 말 10만9000원을 기록했던 호텔신라의 주가는 4분기 들어 8만원대를 밑돌며 저공비행했다. 이날도 2% 넘게 빠지며 7만1000원대까지 내렸다.
최민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호텔신라의 목표주가를 기존 11만8000원에서 9만5000원으로 19.5% 하향 조정하면서 "전자상거래법 개정의 영향을 반영해 이익 추정치를 낮췄다"고 설명했다.
KB증권 역시 실적 불확실성이 높다며 목표주가를 15% 내렸다.
터닝 포인트는 연초(1~2월) 영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의 보따리상 규제가 우려만큼 강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1~2월에 호실적을 기록한다면 내국인 면세 한도 상향 등 이후 이어지는 호재들이 실적과 주가를 동시 부양할 것이란 예상이다.
또한 지난해까지 적자를 기록했던 호텔신라의 해외 면세점 사업 역시 올해에는 홍콩 첵랍콕공항 면세점을 중심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새해 1~2일에는 보따리상 규제 영향에 한산했지만 이후로는 전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안다"며 "따이공 중 적발 사례가 나온 이후에야 실제 영향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