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입주물량 봇물…`역전세` 우려에 집주인·세입자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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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입주물량 봇물…`역전세` 우려에 집주인·세입자 전전긍긍

이상현 기자   ishsy@
입력 2019-01-20 13:02
[디지털타임스 이상현 기자] 올해 강남4구(서초·강남·송파·강동)의 입주물량이 늘어나면서 전셋값 하락이 본격화되고 있다.


전셋값이 단기간에 급락하면서 계약만료를 앞둔 세입자들은 전셋값을 돌려받지 못할까 걱정하고 있고 집주인들도 자금 마련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9월 입주하는 강동구 고덕그라시움은 입주 8개월 전부터 전세물건이 나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단지는 전체 4932가구의 대단지로 송파 헬리오시티처럼 입주 시점에 전셋값이 급락할 것을 대비해 집주인들이 미리 전세를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 아파트 전용면적 59㎡ 전세는 당초 5억1000만원대에 나왔다가 최근 4억8000만원으로 가격이 하락했다. 84㎡도 7억원 수준이었던 전세가 5억8000만원까지 내려갔다.

고덕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학군 수요가 있는 한영외고 주변을 제외하고는 지금 전세물건이 넘쳐난다"며 "내놓은 지 서너달 째 안빠지는 전셋집도 수두룩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2년차 전세 재계약 물량까지 더하면 전체 전세물량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고덕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재건축 대상 아파트들이 줄줄이 입주하고 입주 2년차 전세까지 나오면서 이 일대는 요즘 세입자를 못 구해 난리"라며 "지금 나오는 전세 물건은 몇 천만원 떨어진 정도지만 앞으로 입주가 줄줄이 이어지면 세입자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되고, 전셋값도 추가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치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헬리오시티 충격파에다 다음 달에는 개포 2단지 재건축 입주도 시작돼 전셋값이 급락했다"며 "새 아파트 입주를 해야 하는데 전세도 안나가고 집이 팔리지도 않아 고통스러워하는 집주인들이 많다"고 말했다.

여기에 대출여건까지 까다로워지며 전셋값 하락을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최근 1주택 이상자는 규제지역에서 추가 대출을 받을 수 없게 되면서 본인 거주 주택의 전세가 들어오거나 팔리지 않으면 잔금 마련이 힘들게 됐다.


비강남권도 전세매물이 쌓이는 추세다. 동작구에는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흑석뉴타운 아크로리버하임(1073가구) 등 2000여가구가 넘는 단지가 입주하면서 전세 물건이 적체되고 있다. 아크로리버하임 전용 84㎡는 지난해 10월 7억2000만~7억5000만원이었떤 전셋값이 12월 6억~6억8000만원으로 떨어졌다.

전세시장이 불안정해지면서 세입자와 집주인들이 겪을 수 있는 문제도 관측되고 있다.

송파구 잠실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세입자들은 만기를 앞두고 전세가 안 빠질까 봐 매일 집주인에게 보증금반환 독촉 전화를 하고, 집주인도 전세보증금을 돌려주기 위해 자금을 융통하느라 전전긍긍한다"며 "신규로 전세를 얻는 세입자는 전세 가격이 싸져 유리해졌지만 기존 집주인이나 세입자는 많이 힘들어한다"고 말했다.

전세보증금 반환 분쟁도 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 금액 건수는 8만9350건, 보증금액은 19조36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7년 실적(4만3918건, 9조4931억원)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대출금리가 아직 높지 않아서인지 입주율은 양호한 편이지만 최근 전세가 잘 안나가니까 잔금을 납부 기일을 늦춰줄 수 없는지, 연체이자가 얼마나 되는지 등을 묻는 문의가 늘고 있다"며 "올해 입주 물량이 증가하면서 미입주에 대해 대비도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상현기자 ishsy@dt.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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