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대한항공 주주권행사 사실상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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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대한항공 주주권행사 사실상 `반대`

   
입력 2019-01-23 20:42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들이 대한항공과 한진칼에 대한 경영참여 주주권행사에 사실상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한진그룹을 타깃으로 적극적 주주권 행사에 나서려던 국민연금의 행보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23일 서울 시내 모처에서 회의를 열어 대한항공과 한진칼에 대한 주주권행사 여부와 범위를 논의했다. 이날 수탁자책임위는 조양호 회장 등 회사 이사들의 배임 행위와 총수 일가의 갑질 행위로 대한항공과 한진칼의 주주가치가 훼손됐는지를 검증하고, 정기주총에서 주주권행사 방안과 이후 후속 조치 등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회의에서 수탁자책임위 위원중 상당수는 주주제안을 통한 이사해임, 사외이사선임 정관변경 요구 등 경영참여형 주주권행사에 반대입장을 제시했다. 총 위원 9명 중에서 2명만 경영참여 주주권행사에 찬성했고, 5명은 반대했다.

나머지 위원 2명은 대한항공에 대한 경영참여 주주권행사는 반대하고, 한진칼에 대한 부분 경영참여 주주권행사에는 찬성했다. 결과적으로 대한항공 경영참여 주주권행사에는 찬성 2명, 반대 7명, 한진칼 경영참여 주주권행사에 대해서는 찬성 4명, 반대가 5명이었다.

찬성측 입장을 밝힌 위원들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반대 측 위원들은 단기매매차익 반환 등 기금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논리를 폈다. 수탁자전문위는 최종 합의가 어려워지자 국민연금 최고의결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에 이같은 의견을 그대로 보고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은 대한항공의 지분 11.56%를 가진 2대 주주이며,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지분 7.34%를 확보한 3대 주주이다. 국민연금은 앞서 지난 16일 기금운용위원회를 열고 대한항공과 한진칼에 대해 적극적 주주권 행사를 하기로 하고, 2월초 까지 확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수탁자책임위에서 경영참여 행사에 반대 의견이 많이 나옴에 따라, 최종 의결기구인 기금운용위에서 일방적으로 적극적 주주권 행사를 결정하기도 힘들어 보인다. 특히 수탁자책임위의 많은 위원들이 경영 참여 주주권행사가 기금수익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반대 입장을 나타낸 만큼, 기금운용위가 이를 정면으로 뒤집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국민연금의 주주권 확대에 재계를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도 큰 부담이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지난 22일 "한진그룹을 시작으로 다른 기업에도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가) 확대되는 시발점이 되지 않을까 상당히 걱정스럽다"고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그러나 기금운용위가 최종적으로 어떤 결론을 낼지는 속단할 수 없다. 기금운용위가 수탁자책임위의 결론을 뒤집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속단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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