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신차가 답이었다. 현대자동차와 쌍용자동차가 새해 벽두부터 신차를 앞세워 내수시장 성장을 이끌었다. 이렇다 할 신차가 없었던 나머지 업체는 경쟁사의 성장을 넋 놓고 바라볼 수밖에 없는 처지다. 올해 역시 대규모 신차 공세를 예고한 만큼 국산차 업계의 신차 '빈익빈 부익부' 양상을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1일 현대·기아차, 쌍용차, 한국지엠(GM), 르노삼성자동차 등 국산차 5개사의 올해 1월 판매 실적을 종합한 결과, 이들은 국내 시장에서 전년 같은 달보다 4.46% 증가한 11만7464대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차가 지난 1월 내수시장에서 전년 같은 달보다 17.5% 증가한 6만440대를 판매했다. 작년 최다 판매 차종에 이름을 올린 대형 승용차 그랜저의 1만대 이상 판매와 함께 새롭게 합류한 신차 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 팰리세이드가 5903대 팔려나가며 힘을 보탰다. 팰리세이드의 누적 계약대수가 4만5000대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당분간 신차효과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쌍용차는 새해 벽두에 출시한 신차 렉스턴 스포츠 칸을 앞세워 지난달 국내시장에서 작년 같은 달보다 14.5% 늘어난 8787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 2003년 1월(1만3027대) 이후 16년 만에 1월 최대판매 기록이다. 렉스턴 스포츠 칸은 현재 계약물량 3000대를 넘어서며 순항 중이다.
반면 이렇다 할 신차를 내놓지 못했던 기아차, 한국GM, 르노삼성의 판매량은 모두 뒷걸음질했다. 특히 한국GM은 연초부터 판매량이 국산차 '최하위'로 추락하며 작년 같은 달보다 35.6% 줄어든 5053대에 그쳤다. 올해 픽업트럭인 콜로라도의 수입판매 출시가 점쳐지고 있기는 하지만, 전체 판매 실적을 향상시켜줄 주력 차량으로 보기 어렵다는 게 업계 판단이다. 르노삼성 역시 지난달 5174대 판매에 그치며 전년 같은 달보다 19.2% 줄어든 실적을 내놓았다.
그나마 지난달 국내 판매량이 2.8% 줄어드는 데 그친 기아차의 경우 지난 1월 23일 출시한 쏘울 3세대 모델 '쏘울 부스터'와 앞으로 출시 예정인 소형 SUV 'SP2' 등이 줄줄이 대기 중이라 반등을 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업체가 판매 부진을 극복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가 신차 출시"라면서도 "새로 내놓은 차량이 별다른 수익을 거두지 못할 경우 개발비 회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악순환을 하게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김양혁기자 mj@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