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中 우주굴기, 知彼知己 교훈 되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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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中 우주굴기, 知彼知己 교훈 되새기자

   
입력 2019-02-06 17:55

박승준 아시아 리스크 모니터 Inc. 중국전략분석가


박승준 아시아 리스크 모니터 Inc. 중국전략분석가
중국의 달 이면 탐사와 니담의 퍼즐 박승준 아시아 리스크 모니터 Inc. 중국전략분석가


중국 정부는 춘제(春節·설날)가 지난 뒤에도 '춘윈'(春運) 비상을 풀지 못하고 있다. 15억 가까운 중국인들이 1년에 한번씩 부모님들이 계시고, 혈연과 지연을 같이하는 조상들이 살아온 '라오자'(老家·고향)를 향해 결사적으로 귀성을 하고, 또 직장이 있는 도시로 돌아가는 거대한 흐름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중국 관영매체들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춘윈 비상을 선포한 올해 1월21일부터 3월1일까지의 40일간 춘윈 기간 동안 연인원 39억9천만 명의 중국인들이 귀성 대이동을 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중국 정부는 춘윈 기간에 귀성객의 흐름이 최고조에 이르는 '가오펑(高峰)'은 1월28일부터 2월3일 사이에 형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창장(長江)에 홍수가 나면 수위가 한껏 높아진 거대한 파도가 상류에서 하류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는 듯 춘윈에 대처하는 것이다.

고속철로, 비행기로, 장거리 버스로, 자가용 승용차를 타고 귀성한 중국인들에게는 춘제 전날 밤 TV앞에 모여앉아 관영 중앙TV가 화려한 예고방송을 때려온 '춘완'(春晩) 연예쇼 프로그램을 만두와 고향의 별식을 나눠먹으며 함께 웃고 떠들면서 보는 일이 최고의 즐거움이다. 고향으로 돌아간 중국 귀성객들에게 올해 춘완 최고 스타는 '창어'(嫦娥)와 '위투'(玉兎), 그리고 '췌차오'(鵲橋)였다. '창어'는 우리나라 사람들도 잘 아는, 달에 산다는 전설의 선녀 '항아'이고, '위투' 역시 달에서 산다는 옥토끼, 췌차오는 칠월칠석에 견우와 직녀가 은하수를 건너 만나는 다리 오작교를 말한다.

춘제 최고의 화제가 된 창어는 지난 1월3일 인류 사상 최초로 달 뒷면에 연착륙한 창어4호이고, 위투는 영하 180도의 극저온 환경에서 달 이면 탐사를 실시중인 탐사로봇 위투2호이다. 췌차오는 견우직녀의 전설에 나오는 오작교가 아니라,인류 최초의 달 이면 탐사를 성공시키기 위해 중국이 달 뒷쪽 우주 공간에 띄운 전파 반사용 위성 췌차오다. 고향에 간 수 억 중국인들은 창어와 위투, 췌차오 이야기를 하면서 당과 정부의 '중국의 꿈'(中國夢) 프로젝트를 화제로 삼았다.



중국 사람들은 달을 가리키는 말로 '웨량(月亮)'과 '웨치우(月球)' 두 가지를 쓰고 있다. 웨량은 문학적이고, 예술적인 의미의 달을 뜻하는 말로 정감을 지닌 말이다. 그러나 중국이 세계 최초로 달 이면에 탐사선을 착륙시켰을 때 중국 미디어들은 모두 '웨치우'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달이 지구의 위성이라는 의미로 쓸 때는 웨치우라는 용어를 쓴다. 우리는 땅과 지구는 구별하면서도, 달과 월구를 구별하는 단어는 쓰지 않고 있다.
1966년 소련은 달에 무인 탐사선 루나 9호를 착륙시켜 세계를 놀라게 했다. 한 발 늦은 미국은 1969년 아폴로 11호를 달 표면에 착륙시켰고, 인류 최초로 닐 암스트롱이 달 표면에 첫발을 내디뎠다. 미국의 달 탐사는 1972년 아폴로 17호를 끝으로 더 이상 진행되지 않았다. 달 탐사의 뒤를 이은 것은 21세기 들어서 아시아 국가들이었다. 2007년 일본이 가구야 1호를 발사해서 달 궤도에 진입시켰고, 이어 중국이 창어(嫦娥·항아) 1호를 달 궤도에 진입시켰다. 인도는 2008년에 산스크리트어로 달을 뜻하는 찬드라얀 1호를 달 궤도에 진입시켰다. 중국은 2007년 창어 1호를 월구 궤도에 진입시킨 이래, 2010년에는 창어 2호를 보내 고해상도 달 표면 촬영을 했고, 2013년 월구 탐사 로봇 위투(玉?)를 실은 창어 3호를 보내 31개월간 탐사를 실시하는 기록을 남겼다. 중국은 내년 2020년까지는 달 왕복선 창어5호를 발사하고, 2022년까지는 세 번째 우주정거장을 쏘아올린 뒤, 2020년대 말쯤에는 달 표면에 사람이 거주하는 기지를 건설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인류 4대문명의 발상지로 찬란한 문명을 자랑하던 중국이 1840년 영국과 벌인 아편전쟁에서 패해 갑자기 몰락한 이유는 중국 과학사 연구자들 사이에선 '니담의 퍼즐'(Needham Puzzle)이라는 흥미로운 퀴즈로 알려져 있다. 니담은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화학과 교수로, 인류사 전반 1000년 이상의 기간 동안 찬란한 과학 문명을 자랑하던 중국이 왜 갑자기 19세기 중반에 몰락하게 됐는가 하는 의문을 갖게 됐다고 한다. 니담 퍼즐의 대체적인 정답은 중국에서 관료 선발을 위한 과거제도가 1000년 이상 성행하면서 과학기술에 대해 등한시 하게 됐다는 것으로 모아지고 있다. (그런 중국에 과학기술의 발전과 산업혁명의 결과 증기기관과 현대적인 무기체계를 갖게 된 영국의 선진 군사력 앞에 청 왕조가 무너졌다는 것이다.)

중국은 1978년 덩샤오핑(鄧小平)의 개혁개방 정책을 바탕으로 한 빠른 경제발전을 시작한 이래 중국공산당 지도자들은 덩샤오핑이 말한 '과학기술이 제1의 생산력'이라는 말을 붙들고 지난 40년을 지내왔다.

그 결과 얻어낸 것이 이번 인류 최초의 달 이면 착륙과 탐사 성공이라는 성적표인 것이다. 중국이 자원 확보를 위한 달 이면 착륙과 탐사에 성공한 지난 1월3일 일본 NHK TV는 충격을 받은 듯 톱뉴스로 전하면서, 심층 분석 보도를 진행했다. 그러나 우리의 대부분 방송과 신문들의 그날 밤과 다음 날 아침 톱뉴스는 청와대 행정관의 폭로와 트럼프·김정은 회담 전망이 대부분이었다. 지금까지 위성을 쏘아올릴 로켓 발사에 성공하지 못한 나로도 우주발사 기지를 돌아보며 우리의 뒤처진 우주개발 프로젝트를 반성하는 기획 보도는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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