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국환 사장 등 20여명 방북
북측 관계자등 동참 가능성도
현대아산, 금강산서 창립 20돌 행사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현대아산이 8일부터 이틀간 북한 금강산 현지에서 창립 20주년 기념행사를 한다. 2차 미북 정상회담 일정이 가시권에 들어온 가운데, 남북 경협 재개 가능성에 대한 재계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7일 현대아산 고위 관계자는 "배국환 현대아산 사장 등 임직원 20여명이 8일부터 1박 2일 동안 금강산을 방문해 창립 20주년 기념식과 만찬 등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행사에는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등 북측 관계자들도 자리를 함께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창립 20주년의 상징성을 고려해 금강산행사를 추진하게 됐고, 북측이 흔쾌히 받아들여 성사됐다"며 "현대아산의 남북경협 20년 역정을 되돌아보며, 사업정상화와 재도약의 결의를 다지는 행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아산은 1998년 금강산 관광이 시작된 다음해 2월 현대그룹의 남북경협사업 전문 계열사로 창립했다. 이후 7대 사업권(전력사업, 통신사업, 철도사업, 통천 비행장, 임진강댐, 금강산 수자원, 백두산·묘향산·칠보산 등 명승지 관광사업) 등 등 북측 SOC(사회간접자본) 사업 합의, 금강산 육로관광, 개성공단 건설, 개성관광, 백두산관광 합의 등을 실현시킨 남북경협의 대표주자로 꼽힌다.
재계에서는 북한이 현대아산의 창립기념행사를 금강산에서 하는 것을 허용한 것에 대해 본격적인 남북 경협의 긍정적인 신호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27일부터 이틀 동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2차 정상회담을 하기로 하면서, 남북 경협 대표 주자인 현대그룹의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 가능성에 대한 긍정적인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북미 양측이 금강산관광을 대북 제재의 '예외 카드'로 인정하는 방안을 내놓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아무런 전제조건이나 대가 없이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관광을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개성공단 재가동 역시 미북 정상회담에서 합의할 수 있는 주요 성과로 꼽힌다. 이 역시 현대아산이 개발사업자 자격으로 참가하고 있다.
개성공단은 현재 100만평 규모의 1단계 사업만 완료한 상황이다. 당초 사업 계획은 총 2000만평 규모였다. 지난해 4·27 판문점 선언과 9·19 평양공동선언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개성공단·금강산관광의 '우선 정상화'에 원칙적으로 합의했었다.
하지만 당장 북미 정상회담의 핵심 주제가 '북핵' 문제인 만큼 경협까지 성과가 나올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신중한 관측도 있다. 또 대북 제재에 대해 북미가 합의점을 찾더라도 국제 사회가 경제 제재를 해제하기까지 물리적인 시간이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금강산관광 등은 국제사회에서도 예외로 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만큼, 남북 경협의 물꼬를 틀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카드로 재계에서는 보고 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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