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 국조 - 이해충돌 특별위
여야3당 합의안 빅딜 결국 실패
與 탄력근로제·유치원3법 등
지지율 반등 기회 못잡아 속타
野 전당대회 흥행 효과 '여유'
여야가 2월 임시국회 정상화에 실패했다. 지지율이 불안한 여당은 2월 국회에서 성과를 만들어야 한다는 조급함을 보이고 있으나 여당을 흔들만한 카드를 여럿 쥐고 있는 야당은 상대적으로 느긋함을 보이고 있어 당분간 2월 국회 공백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등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단은 7일 국회에서 2차례에 걸쳐 비공개 회동을 갖고 2월 임시국회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으나 합의안 도출은 불발로 끝났다. 이날 회동에서 여야의 가장 큰 쟁점은 부동산 투기 의혹이 불거진 무소속 손혜원 의원의 국정조사였다. 한국당은 손 의원 국정조사와 함께 김태우 특검,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임명철회 등을 요구했다. 민주당은 손 의원의 국정조사를 수용하는 대신 국회의원 이해충돌 금지 의무 위반을 전수조사하고 제도개선 특별위원회를 만들자고 조건부를 걸었다. 그러나 한국당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회동은 성과 없이 끝났다.
홍 원내대표는 회동 이후 기자들과 만나 "회동은 합의 없이 끝났다"면서 "국정조사를 원칙적으로 반대하지 않으나 국회의원들의 이해충돌 문제가 사회적으로 제기되고 있으니 국회에서 실태조사도 하고 제도개선 특위를 만들어 해결하자고 제안했다. 야당이 받아들이지 않아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이해충돌은)손혜원 의원 문제뿐 아니라 여야 할 것 없이 다양한 문제 제기가 있다"면서 "이해충돌을 근본적으로 방지하거나 최소한으로 일정한 기준과 원칙을 만들어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 부분을 갖고 야당을 설득할 계획"이라고 했다.
민주당이 손 의원의 국정조사까지 수용하면서 2월 국회를 하려고 한 것은 탄력근로제 확대나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선, 유치원 3법, 미세먼지 대책, 카풀 대책 등 시급한 현안이 많기 때문이다. 최근 지지율이 계속 내림세를 보이며 좀처럼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는 민주당으로서는 당장 손에 잡힐 만한 성과가 필요하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내년 총선이 1년여 앞으로 다가온 만큼 서둘러 현안을 마무리 하는 게 좋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반면 한국당은 한껏 여유를 부리고 있다. 기대 이상으로 전당대회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지지율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고, 민주당에 타격을 줄 만한 공격 지점도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이 '손혜원 국정조사'나 '김태우 특검' 등을 받아도 좋지만 굳이 받지 않더라도 아쉬울 게 없다. 2월 국회 공백 장기화도 여당 책임론으로 몰아붙이고 있다. 나 원내대표는 회동 이후 "손혜원 사건은 직권남용과 이해충돌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건과 연계한다든지 여당으로서 반성과 사과나 의혹을 밝히기보다 오히려 야당을 다시 공격을 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면서 "한국당은 많은 것을 양보했는데 여당이 양보하지 않는 것은 결국 여당이 국회 정상화 의지가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원내대표는 "국회를 정상화하려면 양당이 냉정함을 되찾을 필요가 있다"고 민주당과 한국당에 쓴소리를 남겼다.
김 원내대표는 손 의원에 대한 국정조사와 관련해 "기본적으로 국정조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민주당의 주장도 상당한 일리가 있으니 종합적으로 고려해 중재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여야 원내대표 회동이 빈손이 끝난 탓에 오는 10∼17일 예정된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지도부의 미국 순방도 불투명해졌다. 2월 국회 정상화 없이 의원외교 공조도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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