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발 新냉전 펼쳐지나… 동유럽, `美 제재 압박`에 반발

윤선영기자 ┗ 항공업계와 손잡은 카드사, 새먹거리·수익성 다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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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발 新냉전 펼쳐지나… 동유럽, `美 제재 압박`에 반발

윤선영 기자   sunnyday72@
입력 2019-02-11 15:21

화웨이 동유럽에 시장 집중
중국도 투자·교역 혜택 지원
체코 안보-경제 지원두고 갈등
폴란드도 美·中 사이 '줄타기'
슬로바키아·헝가리 화웨이 편


미국의 '화웨이 제재 압박'에 동유럽이 반기를 들었다. 중국 화웨이 문제로 세계 지도에 냉전의 전선이 새롭게 그려지는 모양새다.


중국의 투자를 받아온 동유럽 각국 정부에서 미국의 편을 들어 화웨이를 배제할지를 두고 논쟁이 벌어졌으며 일부 나라에선 화웨이를 두둔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체코에서는 국가안보 위협과 중국 투자·사업기회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잡을지를 두고 정부 수뇌부의 입장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체코 정보당국은 지난해 말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는 것이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경고했으며 안드레이 바비시 총리가 이끄는 체코 정부는 화웨이 제품의 공무 사용을 금지했다.

그러나 밀로시 제만 체코 대통령은 미국의 안보위협 경고가 과잉반응이고 체코 정보당국이 '반(反)중국' 정서를 보여주고 있다며 화웨이를 두둔하고 나섰다.

폴란드도 미국에 화웨이 제한을 약속하면서도 중국의 반발을 불러올 급격한 결정을 피하느라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지난달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폴란드 주재 미국 대사와 비공식 면담에서 화웨이 사용을 줄이겠다는 온건한 수준의 약속을 했다고 소식통 2명이 WSJ에 전했다.

폴란드 수사당국은 지난달 화웨이 직원 1명을 중국 간첩 혐의로 체포했다. 이 직원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며 화웨이는 이 직원을 해고하고 이 혐의가 자사 업무와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일부 폴란드 관리들은 폴란드가 중국보다 미국을 선택한 것으로 비치는 점을 안타까워하며 중국의 보복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슬로바키아와 헝가리 정부는 화웨이 편에 섰다. 슬로바키아 총리는 최근 화웨이 안보위협을 느끼지 않고 있다고 발언했으며 화웨이의 도움을 받아 소방구급 네트워크를 구축한 헝가리 정부도 비슷한 반응이다.

동유럽 지역에서 화웨이 문제로 미·중 갈등이 불거진 배경은 단순하지 않다.

통신시장 조사업체 델오로 통계에 따르면 화웨이는 2017년 매출액 기준으로 유럽 무선통신장비 시장의 31%를 차지했다. 또한 유럽 각국이 5세대(5G) 통신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만큼 미국은 중국과 한창인 '기술 냉전' 측면에서 유럽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수뇌부는 2012년 이후로 해마다 거의 모든 중부·동부 유럽 국가들의 정상을 만날 만큼 이 지역에 공을 들였으며 이 지역 정부들은 중국 투자·교역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기대감을 키워 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16년 체코를 방문해 제만 대통령의 환대를 받았으며 중국 기업들의 체코 투자 약속이 뒤따랐다.

반면 미국은 이번 주 동유럽을 방문하는 마이크 폼페이오 외무장관이 최근 몇 년 만에 이 지역을 찾는 가장 고위급 정부 인사다.

지난 8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한 고위인사는 기자들에게 미국이 그간 강한 영향력을 보이지 않은 지역에 있었던 '공백 상태'가 채워지고 있다며 "바로 그 시기에 우리는 중국이 앞으로 나서는 걸 목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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