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車 몸집 줄여 경쟁력 키우는데… 한국만 강성노조에 발목

김양혁기자 ┗ 현대중공업 노조, 파업 가결…대우조선 노조와 연대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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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車 몸집 줄여 경쟁력 키우는데… 한국만 강성노조에 발목

김양혁 기자   mj@
입력 2019-02-10 18:22

글로벌 자동차 시장 포화 위기 속
GM·폭스바겐 선제적 구조조정
국내선 툭하면 노조 파업
생산력 추락·판매 부진 이중고



무너지는 `메이드인코리아`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한국 자동차 업계가 '진퇴양난'에 처했다. 수출 '주춧돌'이던 자동차가 계속된 판매부진으로 생산과 수출 감소에 허덕이는 가운데 안으로는 노동조합과의 '파열음'에 신음하고 있다. 치솟는 임금과 생산성 저하로 '메이드 인 코리아'의 경쟁력은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실적 악화가 불 보듯 뻔한 데도, 강성 노조의 반발로 구조조정은 꿈도 못 꾸는 처지다. '몸집 줄이기'에 한창인 해외 자동차 업체와는 전혀 딴판인 상황이다. 이미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을 비롯, 독일 폭스바겐, 일본 도요타 등 내로라하는 완성차 업체는 선제적 구조조정에 나선 상태다. 이는 세계 자동차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판단과 함께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진퇴양난 한국 車산업…노조는 '파업 中' = 10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 노사는 작년 6월 첫 임금과 단체협상 시작 이후 8개월째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프랑스 본사까지 나서 임단협 매듭을 '압박'했지만, 노조는 전면 파업으로 '맞불'을 놓고 있어 자칫 강대강 충돌이 우려되고 있다. 당장 르노삼성 노조는 오는 13일과 15일 부분 파업을 예고했다. 앞서 노조는 작년 10월부터 지난달까지 부산공장에서만 모두 28차례 부분 파업(104시간)을 벌였다.

그동안 쌓아온 '모범생' 이미지는 온데 간데 없이 사라졌다. 르노삼성 노조는 2015년~2017년까지만 해도 무분규 사업장이었다. 작년 새로 출범한 노조가 '강성'으로 분류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르노삼성 노사가 불협화음을 내는 사이 본사의 압박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당장 지속가능성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지난 1일 로스 모저스 르노그룹 부회장은 직원들에게 보내는 영상 메시지에서 "파업이 계속될 경우 후속 물량에 대한 논의를 하기 어렵다"고 했다. 르노삼성은 2014년부터 르노로부터 일본 닛산 SUV(스포츠유틸리티차) 로그를 위탁받아 생산하고 있다. 이는 2018년 기준 르노삼성 부산공장 생산량의 절반가량(10만7262대)을 차지하는데 위탁생산 계약이 오는 9월 끝난다. 이후 로그를 대체할 신차 물량을 배정받지 못하면 르노삼성은 물론 부산·경남지역 300여 협력업체 5만개에 달하는 일자리에 큰 타격이 올 수밖에 없다.
현대·기아차와 한국지엠 등도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현대·기아차 노조는 '광주형 일자리'에 반발하며 총력 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현대·기아차 노조는 민주노총 2월 총파업과 연계해 대정부 투쟁을 확산시키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현대차 노조는 창립 이후 30년 이상 동안 4차례를 제외하고 매년 임금인상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여왔다.

한국지엠(GM) 노조도 줄곧 반대해 온 연구개발(R&D) 법인 분리 이후 단체협약 승계를 요구하며 사측과 교섭을 추진할 예정이다. 노조는 교섭에서 신설법인 근로자 전원의 고용유지 확약과 함께 조합비 공제와 노조 전임자 근로시간 면제 등도 요구키로 했다.

◇"미래 준비하자"…해외는 릴레이 구조조정 = 국내 완성차 업계가 노사 갈등으로 신음하는 사이 해외 업체는 선제적인 몸집 줄이기 행렬에 나섰다. 올 들어 미국 포드는 유럽 공장 15곳에서 대규모 인력을 감축하고 차량 제품군을 줄이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앞서 GM은 작년 말 국내외 공장 7곳의 문을 닫고 직원 1만4000명을 내보내는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하며 세계 완성차 업계 구조조정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핵심은 전기·전자 관련 인력 비중 확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도 미래 생존을 위해서는 선제적 구조조정과 함께 변화가 필수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후 닛산과 폭스바겐, 재규어·랜드로버 등 다른 자동차업체도 구조조정 대열에 합류한 상태다.

김양혁기자 m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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