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해외송금 서비스 차별화 경쟁력 모방 불가능한 전략 `ABCD`서 찾았다"

차현정기자 ┗ 경고등 켜진 한국형 헤지펀드 "옥석가리기 당분간 계속될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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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해외송금 서비스 차별화 경쟁력 모방 불가능한 전략 `ABCD`서 찾았다"

차현정 기자   hjcha@
입력 2019-02-10 18:22

21개국에 늦어도 3일이면 송금
핀테크 스타트업과 협업 목표
블록체인 송금 서비스 늘리고
환전서비스 등 서비스 다양화


장우경 현대카드 디지털사업개발실장



디지털금융 프론티어 장우경 현대카드 디지털사업개발실장

지난달 29일 현대카드 3층. 확 트인 복층형 사무공간이 우주선 조종실을 연상시킨다. 중앙에 놓인 계단식 좌석과 곳곳에 놓인 긴 테이블에는 주인과 칸막이가 없다. 토론과 대화가 직원들 사이 자유로이 오간다. 크기도 다양한 모니터를 적게는 두 대, 많게는 세대도 열어뒀다. 한 손엔 스마트폰, 다른 손엔 마우스를 쥐고 있다. 사무실과 회의실, 휴식공간은 따로 없다.


"집무실도 따로 없는걸요. (웃음)"

분주한 직원들 속 저만치서 등장한 건 2017년 2월 현대카드에 영입된 장우경 디지털사업개발 실장(사진)이다. 설 연휴를 앞두고 서울 여의도 현대카드 본사에서 만난 그는 "여기는 매일 모방 불가능한 것을 찾는 공간"이라고 소개했다.

현대카드 디지털사업개발 담당 인력은 현재 59명이다. 이 중 절반 이상이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디지털 네이티브'다. 1980년대, 1990년대생 중심의 구성원들은 각기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다양한 백그라운드를 가진 비금융출신이다. 이들이 한데 모여 다양성을 극대화한 게 조직의 최대 강점이라고 장 실장은 말했다.

"다양성은 조직 경쟁력의 원천입니다. 건강한 조직이라면 다양성을 우선시하는 게 필수죠. 애자일(Agile)한 조직으로의 전환은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에서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배경이 됐습니다." 애자일 조직은 부서 간 경계를 넘어 업무 프로젝트에 따라 필요한 인원을 소규모 팀 단위로 모아 조직을 운영하는 방식을 말한다.

지난해 현대카드는 국내 카드사 최초로 해외송금 서비스를 시작하며 업계에 큰 획을 그었다. 달러, 유로, 파운드 등 3개 통화를 21개국에 빠르면 하루, 늦어도 사흘이면 송금이 가능하다. 수수료는 한 건당 3000원. 업계 최저다. 그는 "금융당국의 핀테크 활성화 의지에 회사의 빠른 의사결정, 오랜 시장 조사가 빚은 결과"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작부터 출시까지 쉬운 과정은 하나도 없었다고 했다.

"모두들 물음표를 던졌죠. 과연 되겠냐는 거였습니다. 사실상 은행이 다 가진 해외송금 시장이었고 틈은 보이지 않았으니까요. 은행에서 해외송금 관련 인력 3명을 영입했고, 시장 조사에만 반년 넘게 공을 들였습니다. 집중한 건 원가 경쟁력입니다. 과금을 들이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정했죠. 무엇보다 실물 이동을 도와줄 핀테크 업체를 물색하는 데 많은 시간 시간을 소요했습니다. 각국 현지 커런시를 보유하고, 언제든 환 헷지가 가능한 곳을 찾는 일이 쉽지 않았습니다."



신한은행, 그리고 영국계 핀테크 기업인 커렌시클라우드와의 제휴는 현대카드 해외송금 서비스 도입에 있어 첫 걸음이 됐다. 신한은행은 자금세탁 모니터링과 해외로 자금을 묶어 이동시키는 역할을, 커렌시클라우드는 묶여 배달된 자금을 최종 수취 계좌로 전달하는 역할을 각각 맡았다. 공동구매(풀링) 방식의 도입은 비용과 시간을 절반 이상 줄였다. 현대카드가 해외송금 시장의 주요 경쟁력인 편의성과 비용, 시간 등의 측면에서 경쟁사 대비 우위에 오를 수 있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문제는 경쟁력을 지속 유지할 수 있느냐죠."

지금은 모든 것이 모방 가능한 시대다. 그 속에서 차별화를 두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장 실장은 말한다. 갈수록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이 진화에 속도를 붙이고 있어서다. 현대카드는 상황을 타개할 방안을 고민했고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 카드 그리고 데이터로 요약되는 키워드 'ABCD'를 해법으로 찾았다.

"인공지능(AI)으로 차별화를 둬보자는 데 이견이 없었습니다. AI(A)에 블록체인(B)를 접목한 것이 원투펀치라면, 카드(C)는 결국 데이터(D) 확보라는 결론에 다다른 겁니다."

장 실장은 "카드사는 더 이상 카드만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라 했다. 카드는 단지 데이터를 긁어오는 수단이고 확보한 데이터를 기반해 고객에 돌려줄 이점을 찾는데 골몰하는 것이 카드사가 해야할 일이라는 얘기다.

그래서 핀테크 관련 스타트업과의 제휴는 머지 않아 가야할 길이라고 했다. 고객 카드 사용데이터만이 유효데이터는 아니기 때문이다. 다른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고객 선호도를 분석하고 그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 혜택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정보와 기술을 공유하는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의 목적은 명확해야 합니다. 스타트업을 가져오겠다는 생각은 없습니다. 그들에게도 도움이 되고 우리도 도움이 돼야 맞죠. 아홉 개를 가진 우리와 하나를 가진 기업이 만나 이룰 큰 가치를 기대하면서요. 먼 미래가 될 수도 있겠으나 이를 위한 고민은 매일 합니다."

앞으로 더 보여줄 것이 많은 만큼 부담은 더 크다고 했다. 송금 가능한 국가와 통화는 더 늘릴 계획이다. 특히 유학생이 많은 캐나다와 호주가 공략 대상국가다.

장 실장은 "기존 서비스 제공지역인 미국과 유럽 외에 한국의 유학생이 많이 진출한 캐나다와 호주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고자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또 블록체인을 활용한 송금서비스의 확대와 송금고객의 라이프사이클에 맞는 환전서비스 등 서비스를 다양화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차현정기자 hjc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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