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파업` 암초 만난 조선 빅딜

김양혁기자 ┗ 현대중공업 노조, 파업 가결…대우조선 노조와 연대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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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파업` 암초 만난 조선 빅딜

김양혁 기자   mj@
입력 2019-02-11 16:54

대우조선 인수에 '밀실추진' 반발
현대重 노조, 파업 찬반투표 예고
임단협 합의안 조합원 총회 연기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 <연합뉴스>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11일 사측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대해 KDB산업은행과의 '밀실' 추진이라며 제동을 걸고 나섰다. 대우조선 노조도 오는 18∼19일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키로 했다. 특히 양측 노조가 인수합병 반대를 위한 공동투쟁에 나서기로 하면서 '조선 빅딜'이 새로운 암초를 만났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날 중앙쟁의대책위원회 소식지에서 "사측이 총고용 보장을 선언하지 않고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강행한다면 노사 관계는 돌이킬 수 없는 파행으로 치달을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앞서 지난달 30일 언론을 통해 사측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소식이 전해지자 예정됐던 2018년 임금과 단체협약 2차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총회를 잠정 연기하며 대책 강구에 돌입했다.
현대중공업 노조가 가장 우려하는 부문은 '고용 보장'이다. 노조는 동종 업계인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면 설계, 영업, 연구 등을 시작으로 서로 중복되는 부문에서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노조 측은 "지난 4년 동안 고용불안에 시달려 온 구성원들은 이번 대우조선해양 인수로 예상되는 또 다른 구조조정에 불안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특히 "지금까지 13조원이 넘는 공적자금이 대우조선에 투입됐고 부채비율은 216%에 달한다"며 "조선산업 회복이 더디거나 기대에 못 미쳐 대우조선 인수가 동반 부실로 이어진다면 또다시 그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할 것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 10월부터 대우조선 인수를 본격 추진했다면 이미 훨씬 이전부터 대우조선의 인수를 타진하고 검토했을 것"이라며 "노조를 철저히 배제하고 속인 채 물밑으로 은밀히 추진하면서 겉으로는 조선업 불황을 핑계 삼아 수만명의 원·하청 노동자를 길거리로 내몰았다"면서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현대중공업 노조가 강경한 입장을 내비치면서 앞으로 대우조선해양 인수 건은 노사 관계가 핵심이 될 전망이다. 산업은행 측이 삼성중공업에도 인수 의사를 타진했지만,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수개월 이상 물밑작업을 벌여온 현대중공업과 달리 시간이 촉박한 데다, '강성' 성향의 노동조합을 떠안아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우조선 노조도 투쟁수위를 높이고 있다. 금속노조 대우조선 지회는 오는 13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쟁의행위를 결의한다. 이어 18∼19일 조합원을 상대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하기로 했다.

특히 대우조선 지회는 현대중공업 지부와도 매각 공동대응을 하기로 했다. 신상기 대우조선 지회장은 현대중공업 지부와 회동 후 인수합병에 반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공동투쟁 기조를 확정하고, '밀실협약·일방적 매각 즉각 폐기'를 요구했다. 또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조선산업 생태계를 파괴하는 '빅1 체제'로 규정하고 노동조합 참여보장, 고용안정대책 마련을 주장했다. 양 노조는 특히 거제·경남지역 경제, 조선산업 생태계 회복을 위한 노·정 협의체 구성을 촉구하고 나서면서 향후 노사 간 힘겨루기를 예고했다.

김양혁기자 m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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