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판국에… 우리는 이제야 규제 완화 첫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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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판국에… 우리는 이제야 규제 완화 첫걸음

예진수 기자   jinye@
입력 2019-02-11 14:30

'규제 샌드박스 1호' 승인


'규제 샌드박스' 제도가 닻이 오른 뒤 한 달도 되기 전인 11일 '규제 샌드박스 1호' 승인사업이 나왔다.


정부는 이날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제1차 규제특례심의위원회를 열어 국회내 수소충전소 설치에 대해 규제특례(실증특례)를 부여하기로 의결했다. 규제 샌드박스는 기업이 새로운 제품과 기술을 신속하게 출시할 수 있도록 불합리한 규제를 면제하거나 유예하는 제도다. 지난달 17일 규제샌드박스가 도입된 뒤 빠르게 규제를 풀어 민의를 대표하는 기관인 국회에 수소충전소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상징적 의미가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세계 최초로 국회내 수소충전소가 설치되는 것과 관련, 산업부는 많은 국민이 수소충전소에 대해 가진 막연한 불안을 해소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강력한 규제혁파를 주문함에 따라 규제샌드박스를 통한 규제 철폐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8일 "규제샌드박스 1호 승인을 계기로 산업현장에서 혁신이 화수분처럼 솟아날 수 있게 정부가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일단 수소 경제의 첫번째 난관을 돌파하면서 정부의 세 바퀴 성장축 가운데 하나인 '혁신성장' 추진의 물살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수소경제 활성화에도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1차 규제특례심의위에 올라온 4개 안건 가운데 대부분이 기업이 신청한 대로 통과된 것도 평가할만한 대목이다.



하지만 글로벌 산업계에서 하루가 다르게 신산업이 등장하는 데 신기술 사업화에 필요한 핵심 규제 혁파 속도는 여전히 더디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간 경제계 일각에서는 복잡하게 얽혀있는 규제가 산적한 반면 규제샌드박스로 소화할 수 있는 규제 혁파 건수는 제한적이라고 지적한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의 규제 관련 법령이 6000개 이상이고, 이런 법령을 근거로 만들어진 조례·규칙도 3만9000여개에 달한다. 이 가운데 부처간 칸막이에 막혀 풀지 못하는 규제가 많다. 웬만한 강도와 의지로는 칸막이를 허물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서비스 분야 규제 빗장을 풀 수 있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도 여야 간 의견차이로 8년째 국회에서 낮잠을 자고 있다. 서비스산업 발전을 뒷받침할 입법이 지연되면서 기업들도 이 분야 투자에 소극적이다. 산업연구원 조사결과, 2013년 각국의 전체 연구개발(R&D) 투자에서 서비스 R&D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영국 58%, 프랑스 46%, 미국 29%였던 반면 한국은 8%로 가장 낮았다. 일자리 창출효과가 큰 공유경제 활성화와 이를 통한 서비스산업 분야 신성장동력 창출은 이해관계자들의 반발에 부닥쳐 표류하고 있다. 이해당사자들의 정치적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데 속도를 내야 한다는 게 경제전문가들의 제언이다. 초당적인 협력으로 규제개혁 법안 처리도 서둘러야 한다는 각계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예진수선임기자 jiny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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