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 구금정책 합의점 못찾아
트럼프 "민주 셧다운 원하는듯"
미국 의회가 멕시코 국경장벽 예산 협상을 놓고 진통을 겪으면서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가 재연될 위기에 놓였다. 백악관도 셧다운 재돌입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등 긴장이 다시금 높아지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국경장벽 예산 문제를 논의해온 상·하원 양원 협의회의 협상은 이민자 구금 정책 문제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며 난항을 빚었다.
민주당은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지나친 구금 활동에 제동을 걸기 위해 ICE가 관장하는 관련 예산 규모에 대한 상한선 설정을 요구했다. 그러나 공화당은 폭력 범죄자의 경우 한도를 적용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WP는 장벽건설 예산과 관련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당초 요구했던 57억 달러에서 한참 후퇴한 13억∼20억 달러 사이에서 절충점 모색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연방정부의 '시한부 정상화'를 선언하며 오는 15일을 국경장벽 예산 협상 시한으로 제시했다. 상·하원 처리 절차 등을 참작할 때 주초까지는 합의안이 마련돼야 하지만 의회는 후속 협상 일정도 잡지 못한 상황이라고 의회 관계자들은 전했다.
양원 협의회에 참여하는 상원 세출위의 리처드 셀비(공화·앨라배마) 위원장은 이날 폭스뉴스 방송과 인터뷰에서 "의원들이 헛바퀴를 멈추고 오늘 오후나 내일 오전 협상을 재개하길 바란다"면서도 민주당의 구금 범죄자 관련 요구로 인해 협상이 난관에 봉착했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민주당을 향해 비난의 날을 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그들(민주당 인사들)은 절박하게 필요한 국경장벽에 대해 극도로 적은 예산을 제안하더니 이제는 난데없이 유죄를 선고받은 폭력 중범죄자들의 구금에 대해 한도를 두길 원한다"며 "나는 실제 그들이 셧다운을 원한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도 이날 NBC방송 '밋 더 프레스'과 인터뷰에서 "민주당 때문에 혼란스러운 상황이 됐다"며 "(셧다운 재돌입 가능성을) 전적으로 배제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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