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2시40분 현재 코스피시장에서 두산건설은 전일 대비 19.47% 급락한 153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간 두산중공업(-10.33%), 두산(-7.85%), 두산밥캣(-3.29%), 두산인프라코어(-5.32%) 등도 나란히 내림세다.
두산건설이 대규모 결손금에 따른 유상증자를 검토한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했다. 두산건설은 3390억원 규모의 손상 차손이 발생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이는 지난 2017년 연결 기준 자기자본 대비 35.12%에 달한다. 건설경기가 상당 기간 침체를 지속할 것으로 판단하고 선제적 조치로 대손충당금 설정 등에 약 5000억원 규모의 일회성 비용을 반영한 탓이다. 이에 대손충당금은 1년새 5855억원에서 9000억원으로 53.7% 증가했다.
두산건설은 결손금을 만회하기 위해 약 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각은 부정적이기만 하다. 재무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두산건설이 유상증자를 할 경우 모회사 두산중공업은 물론 지주사 두산까지 연쇄적으로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작년 두산건설은 5500억원대 순손실을 냈다. 이에 지주사 두산은 일회성 비용이 한꺼번에 반영된 탓에 3405억원 순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두산인프라코어, 두산밥캣 등 나머지 자회사들의 호실적 조차 무색해졌다.
금융투자업계는 두산건설의 실적 개선이 요원한 가운데 무리한 유상증자는 그룹 전체의 기업 가치까지 훼손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두산중공업의 경우 가뜩이나 신규 수주 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대주주로서 유상증자 참여까지 나서야 해 부담이 더욱 크다. 두산중공업은 전환상환우선주(RCPS) 포함 두산건설의 지분을 약 75% 보유하고 있다. 지주사인 두산 역시 두산중공업의 재무 악화 영향을 받는다.
오진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두산 또한 두산중공업 지분 33.8%를 보유한 대주주로서 증자 참여가 예상되며 재무구조 영향을 고려할 때 두산의 중공업 증자 규모는 1000억원을 웃돌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동안 그룹 내 재무 이슈에도 두산의 증자 참여와 같은 직접 지원은 없었다는 점에서 이번 자회사 및 손자회사의 연쇄적 증자가 두산 주주가치에 불확실성을 야기하는 '주가 할인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두산건설의 유상증자는 검토는 두산중공업 주주들에게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우선 두산중공업은 대주주로서 두산건설 유상증자에 참여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론적으로 보유 현금자산을 자회사 지분 매수에 사용하는 것은 기업가치에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김민주기자 stella251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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