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태 칼럼] 금융당국은 경제失政 땜질 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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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태 칼럼] 금융당국은 경제失政 땜질 도구인가

   
입력 2019-02-14 18:04

이병태 KAIST 경영대학 교수


이병태 KAIST 경영대학 교수
점차 금융당국이 문재인 정부의 정책실패에 대응하는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 최저임금의 과격한 인상의 부작용을 카드 수수료 강제 인하로 대응하고 있고, 가계부채를 걱정하면서 주택담보 대출을 봉쇄하는 정책을 추진한 정부가 이제는 자영업자를 위한 낮은 금리의 대출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일관성 없는 정책금융을 추진하고 있다. 카드 수수료 인하는 금융소비자들의 후생에 반할 뿐만 아니라 카드 회사의 재산권에 대한 침해로 헌법의 기본질서에 대한 도전이기도 하다.


이번 정부들어서 자영업자들의 경영환경은 극도로 악화되고 폐업은 급증하고 있다. 당연히 부도 위험이 높아지면 금리는 올라가는 것이 정상이나 정부는 초저리 정책금융을 제공하여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실패를 덮으려고 무리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시장의 원리에 반하는 정책금융은 부실채권으로 귀결될 것이고 결국은 국민들의 부담으로 전가될 것이다.
산업은행을 통한 한국GM의 공적자금 투입도 정치 논리가 앞선 부실한 관치금융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커져가고 있다. 한국GM은 급격하게 판매부진으로 빠지고 있고 생산량은 반 토막 나고 있다. 한국GM의 연구와 생산회사 분사 결정과정에서 산업은행은 천문학적 공적자금을 대고도 한국GM이나 노조에 대해 통제 권한이 없다는 것이 드러났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중에 오바마 행정부가 자동차 회사들에 공적자금을 투입하면서 노조와 회사에 생산성 향상과 임금 삭감 등 뼈를 깎는 구조조정의 고통을 보장받고 자금을 투입했던 것과 크게 대비되는 것으로, 부실한 관치금융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한편으론 정부는 블록체인 프로젝트 자금조달 방안으로 자리잡고 있는 ICO (가상화폐초기공개)를 계속 불허하겠다고 발표해서 산업의 자율 규제와 가이드라인 등을 마련해온 업계를 실망시키고 있다. 2017년 9월부터 불허된 ICO는 이제 대부분 국가에서 허용되었으나 정부는 투자자 손실과 사기 가능성을 이유로 불허를 유지함으로써 이제 선진국가 중에는 거의 유일하게 ICO가 금지된 나라로 남아 중국과 같은 수준의 후진적 국가가 되었다.



투자자의 손실이 금지의 사유라면 금지 안될 금융상품이 존재할 리 없다는 점에서 논란이 되거나 책임질 일은 하지 않는다는 복지부동의 정부 모습이다.
정부는 인터넷 은행을 추가로 허가할 수 있다는 식으로 금융혁신의 시늉을 하고 있다. 관치가 금융의 수익을 결정하고 시장이 없는 산업에 신규 진입을 희망하는 기업이 많이 있을 리 없다. 한국의 이런 한심한 와중에 전세계의 금융 혁신은 계속되고 있고, 더 많은 소비자들의 선택과 산업 혁신을 위한 규제당국의 노력들이 결실을 맺고 있다.

EU는 PSD2 (Payment Service Directive 2)를 통해 모은 금융회사들에게 고객의 금융거래 정보를 새로운 사업자들에게 공유할 의무를 명령함으로써 금융회사의 고객 정보에 대한 독점을 철폐하여 새로운 핀테크 회사들이 진입하는데 장벽을 제거하여 금융을 보다 경쟁적인 산업으로 개선하고 있다. 홍콩 금융 당국은 은행의 공개 API 프레임워크를 발표하여 인터넷 은행의 가이드라인과 인가 제도를 시작하며 금융 산업의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 각국의 이러한 핀테크에 대한 환경개선으로 인해 영국에서 시작한 모바일 은행 '리보루트(Revolut)'는 창업을 한 영국을 넘어 리투아니아, 일본, 싱가포르에서 은행업의 허가를 받으며 창업 3년만에 글로벌 은행으로 성장하고 있다.

한국의 금융당국이 금융산업의 육성과 금융소비자 보호라는 본연의 임무를 망각한 채 정권의 경제 실정의 땜질의 도구로 전락한 채 시장교란을 하며 달콤한 관치금융의 권력에 취해있는 한, 금융 산업의 성장과 혁신 경제는 공염불로 남을 것이고 금융 자유의 후퇴는 경제활력의 유실로 귀결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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