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넉한 예산 확보가 관건될 듯
"5G·AI 등 의미있는 성과나올 듯"
혁신성장 시동거는 정부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정부가 혁신 성장의 고삐를 조이고 있다.
정부는 20일 '혁신성장전략회의'에서 스마트 선도 산업단지로 경남 창원과 경기 반월·시화 국가산업단지 등 2곳을 선정됐다. 정부는 올해 5세대 이동통신(5G)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공장을 3개 구축하고 6월까지 스마트제조패키지 기술 개발·공급 기업 육성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스마트산단 지정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드문 사례여서 국제적으로도 주목받는 공유경제와 규제 혁파, 쇠락하는 제조업 부활의 실험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스마트 산단은 제조혁신을 위해 우리나라가 선도할 수 있는 분야"라는 점을 강조했다.
경제계에서는 장기적으로 스마트산단이 착근되면 5G, 사물인터넷, 인공지능(AI), 가상공간의 활용 등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 의미 있는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마트공장 구축 전후를 비교 분석한 결과, 구축 후 생산성은 30% 오르고 불량률과 원가는 각각 43.5%, 15.9% 낮아졌다는 조사결과도 나와있다.
창원 산단과 반월·시화 공단은 주력산업 집적도는 높지만, 서서히 노후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조사결과, 한국은 스마트제조기술에서 가장 앞선 미국과 2.5년 격차가 벌어져 있는데 비해 후발주자인 중국과는 불과 6개월밖에 안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스마트 산단이 중국의 추격을 뿌리치고, 빠르게 환골탈태하기 위해서는 넉넉한 실탄(예산)을 확보하는 등 지금보다 입체적인 추진체계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마트 산단이 기계장비·창고·회의실 등 산단 내 자원은 물론 구매·마케팅·물류 등 서비스를 함께 사용하는 공유경제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한국은 '공유경제의 무덤'이라고 불릴 정도로 기득권을 쥔 이해관계자들의 갈등이 심각하며, 이 때문에 한국은 글로벌 공유경제 경쟁에서 영영 밀려날 위기를 맞고 있다. 스마트 산단의 공유경제가 작은 시도이긴 하지만 산업계 공유경제 확산의 촉매가 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정부가 이날 혁신성장전략회의에서 ▲데이터와 AI 등 플랫폼 경제 분야 투자 확대와 ▲인재 양성 ▲과감한 규제 혁신 등을 내세웠지만 실제 현장에서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정부는 4차 산업혁명에 따라 산업구조 뿐 아니라 고용형태, 인재 수요, 사회적 니즈의 큰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고용·교육·복지 등 사회적 인프라를 정비하겠다는 복안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전송하고 실시간으로 모든 것을 연결하는 5G 상용화는 4차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로 ICT산업 자체의 발전을 물론, 제조·운송, 보건·의료, 재난·안전 등 산업 간 융합과 혁신을 촉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하지만 기업 활력이 땅에 떨어진 상황에서 혁신 성장에 추진력이 붙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한국 법인세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 회원국 중 7번째로 높고,칸막이 규제도 심하다. 혁신 성장을 위해서는 투자를 가로막는 근본적인 규제를 걷어내면서 기업하기 좋은 환경 마련에 역점을 기울여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예진수선임기자 jiny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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