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진행하는 단일 IT 프로젝트에서 기업들이 100억원대 손실을 입게 됐다. 계약 직후 사업 분석과정에서 작업량이 계획 대비 2.2배로 늘었지만 예산이나 개발범위가 조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여파로 참여 중소기업들이 잇따라 사업을 포기하면서 작년말까지로 예정됐던 프로젝트 기간도 올해말로 1년 지연됐다.
20일 IT업계에 따르면 국방부가 2015년 12월 착수한 군수통합정보체계 사업을 수행 중인 CJ올리브네트웍스와 KCC정보통신이 작년까지 120억원 가량 손실을 입었다. 총 사업기간 3년으로, 지난해 11월 종료돼야 할 사업이 4년으로 길어지면서 손실폭이 200억원 근접할 전망이다.
두 회사는 CJ올리브네트웍스를 주사업자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2015년 사업을 수주했다. CJ올리브네트웍스 50%, KCC정보통신 40%, 중소기업인 펜타그리드 10% 지분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약 10개 중소기업이 하도급으로 참여했다.
사업규모는 총 250억원으로, 국방부는 국방개혁의 일환으로 육·해·공군이 개별 운영해온 군수정보시스템을 통합 개발하기로 했다. 탄약, 물자, 장비 등 국방자원 관리와 운영을 실시간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그러나 사업공고 내용과 달리 계약 후 육·해·공군이 군별 특성에 맞는 시스템 개발을 요구하면서 작업범위가 예상보다 대폭 확대됐다.
사업 수행업체 관계자는 "본격적 개발을 앞두고 개발범위 분석과정에서 3군의 업무특성과 이해관계에 따라 통합범위가 줄어들면서 사전 규격공고 당시 4만8531FP(기능점수)로 명시됐던 개발량이 약 2.2배인 11만789FP로 늘었다"면서 "국방부에 비용보전을 요청했지만 통하지 않아, 총 5개 중소기업이 사업을 포기하면서 나머지 기업들이 고스란히 부담을 떠안았다"고 설명했다.
국방부가 3군 상황을 제대로 분석하지 않고 부실하게 사업계획을 수립했거나, 실제 구축단계에서 3군 조율·조정 역할을 방기한 게 문제의 출발이라는 지적이다. 그 결과 각 기업의 사업비용이 2배 이상으로 늘었다. 특히 10% 사업지분을 가진 펜타그리드가 하도급기업과 함께 손들고 나가면서 피해가 커졌다. 사업을 포기해서 입는 손해보다 사업을 끝까지 할 경우 입는 피해가 크다고 판단한 것. 펜타그리드는 데이터 이관, 모델링, 튜닝, 데이터웨어하우스 구축 등을 맡았다. 데이터 전문가 40여 명이 필요한 일이다.
이탈 기업들의 일을 CJ올리브네트웍스와 KCC정보통신이 떠 맡으면서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일정이 지연되자 국방부는 2개 기업 제재를 결정해 지체상금까지 부과했다. 2개사는 적은 사업예산에다 늘어난 개발범위에 페널티까지 삼중고를 겪게 됐다.
사업 수행사 관계자는 "건설사업은 중간에 사업자가 바뀌어도 작업을 쉽게 이어갈 수 있지만 IT 개발사업은 특성상 시스템 분석과 이해부터 다시 해야 한다"면서 "기업 이탈로 당초 계획한 인력보다 1.5~2배를 투입하다 보니 대규모 손실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두 회사가 작년까지 입은 손실은 120억원대로 추정된다. 사업이 마무리되는 올해까지 포함하면 2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과업량 증가에 따른 조치를 수차례 공식 요구했지만 업계 목소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상사중재원을 통한 중재도 불발됐다. 사업은 당초 작년 11월 종료에서 올해 10월 종료로 1년 늦춰졌다. 기업들은 지난달까지 개발을 끝내고 이달부터 시스템 테스트를 시작했다. 개통 전 3군 현업 담당자들이 시스템을 써보고 보완하는 작업이 남아있다. 그 과정에서 작업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수행업체 관계자는 "기업이 입은 타격이 이미 엄청난데 국방부는 문제가 있으면 소송으로 해결하라는 식"이라고 토로했다.
국방부는 과거 저가입찰과 무리한 사업 추진으로 사업참여 기업들이 대규모 손해나 법적 분쟁으로 이어진 사례가 빈번하다. 지난 2016년에는 북한 해커의 국방 전산망 침투로 인한 군사기밀 유출 사건의 책임을 IT기업에 물어 법정분쟁을 벌이기도 했다.
IT기업 한 관계자는 "국방부 사업을 한 IT기업 대부분은 손실뿐 아니라 법적분쟁이란 심각한 후유증을 앓는다"면서 "미 국방부는 혁신산업 육성과 신기술 개발 마중물 역할을 하는데 우리 국방부도 이제 탈바꿈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 측은 "수행업체가 제출한 과업증가 근거자료를 검토한 결과 대부분의 요구사항이 제안요청서에 포함돼 있어 최초의 과업범위에 해당됨을 확인했다"면서 "일부 추가 된 과업은 기존 요구사항 중 개발이 불필요한 부분과 대체해 개발하도록 협의해 정했다"고 밝혔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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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IT업계에 따르면 국방부가 2015년 12월 착수한 군수통합정보체계 사업을 수행 중인 CJ올리브네트웍스와 KCC정보통신이 작년까지 120억원 가량 손실을 입었다. 총 사업기간 3년으로, 지난해 11월 종료돼야 할 사업이 4년으로 길어지면서 손실폭이 200억원 근접할 전망이다.
두 회사는 CJ올리브네트웍스를 주사업자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2015년 사업을 수주했다. CJ올리브네트웍스 50%, KCC정보통신 40%, 중소기업인 펜타그리드 10% 지분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약 10개 중소기업이 하도급으로 참여했다.
사업규모는 총 250억원으로, 국방부는 국방개혁의 일환으로 육·해·공군이 개별 운영해온 군수정보시스템을 통합 개발하기로 했다. 탄약, 물자, 장비 등 국방자원 관리와 운영을 실시간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그러나 사업공고 내용과 달리 계약 후 육·해·공군이 군별 특성에 맞는 시스템 개발을 요구하면서 작업범위가 예상보다 대폭 확대됐다.
사업 수행업체 관계자는 "본격적 개발을 앞두고 개발범위 분석과정에서 3군의 업무특성과 이해관계에 따라 통합범위가 줄어들면서 사전 규격공고 당시 4만8531FP(기능점수)로 명시됐던 개발량이 약 2.2배인 11만789FP로 늘었다"면서 "국방부에 비용보전을 요청했지만 통하지 않아, 총 5개 중소기업이 사업을 포기하면서 나머지 기업들이 고스란히 부담을 떠안았다"고 설명했다.
국방부가 3군 상황을 제대로 분석하지 않고 부실하게 사업계획을 수립했거나, 실제 구축단계에서 3군 조율·조정 역할을 방기한 게 문제의 출발이라는 지적이다. 그 결과 각 기업의 사업비용이 2배 이상으로 늘었다. 특히 10% 사업지분을 가진 펜타그리드가 하도급기업과 함께 손들고 나가면서 피해가 커졌다. 사업을 포기해서 입는 손해보다 사업을 끝까지 할 경우 입는 피해가 크다고 판단한 것. 펜타그리드는 데이터 이관, 모델링, 튜닝, 데이터웨어하우스 구축 등을 맡았다. 데이터 전문가 40여 명이 필요한 일이다.
이탈 기업들의 일을 CJ올리브네트웍스와 KCC정보통신이 떠 맡으면서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일정이 지연되자 국방부는 2개 기업 제재를 결정해 지체상금까지 부과했다. 2개사는 적은 사업예산에다 늘어난 개발범위에 페널티까지 삼중고를 겪게 됐다.
사업 수행사 관계자는 "건설사업은 중간에 사업자가 바뀌어도 작업을 쉽게 이어갈 수 있지만 IT 개발사업은 특성상 시스템 분석과 이해부터 다시 해야 한다"면서 "기업 이탈로 당초 계획한 인력보다 1.5~2배를 투입하다 보니 대규모 손실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두 회사가 작년까지 입은 손실은 120억원대로 추정된다. 사업이 마무리되는 올해까지 포함하면 2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과업량 증가에 따른 조치를 수차례 공식 요구했지만 업계 목소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상사중재원을 통한 중재도 불발됐다. 사업은 당초 작년 11월 종료에서 올해 10월 종료로 1년 늦춰졌다. 기업들은 지난달까지 개발을 끝내고 이달부터 시스템 테스트를 시작했다. 개통 전 3군 현업 담당자들이 시스템을 써보고 보완하는 작업이 남아있다. 그 과정에서 작업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수행업체 관계자는 "기업이 입은 타격이 이미 엄청난데 국방부는 문제가 있으면 소송으로 해결하라는 식"이라고 토로했다.
국방부는 과거 저가입찰과 무리한 사업 추진으로 사업참여 기업들이 대규모 손해나 법적 분쟁으로 이어진 사례가 빈번하다. 지난 2016년에는 북한 해커의 국방 전산망 침투로 인한 군사기밀 유출 사건의 책임을 IT기업에 물어 법정분쟁을 벌이기도 했다.
IT기업 한 관계자는 "국방부 사업을 한 IT기업 대부분은 손실뿐 아니라 법적분쟁이란 심각한 후유증을 앓는다"면서 "미 국방부는 혁신산업 육성과 신기술 개발 마중물 역할을 하는데 우리 국방부도 이제 탈바꿈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 측은 "수행업체가 제출한 과업증가 근거자료를 검토한 결과 대부분의 요구사항이 제안요청서에 포함돼 있어 최초의 과업범위에 해당됨을 확인했다"면서 "일부 추가 된 과업은 기존 요구사항 중 개발이 불필요한 부분과 대체해 개발하도록 협의해 정했다"고 밝혔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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