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신약 스타트업이 국내에서 개발된 대장암 치료 화합물을 기반으로 설립돼 주목을 끌고 있다.
21일 한국화학연구원에 따르면 이혁 박사팀이 대장암 등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화합물을 개발해 글로벌 신약 보육회사인 '퓨처엑스'에 기술이전했다.
퓨처엑스는 전 세계에서 신약으로 발전할 수 있는 씨앗 화합물을 발굴·보육 회사로, 2014년 이스라엘 정부와 세계 최대 바이오 전문 투자사인 오비메드, 글로벌 제약사인 존슨앤존슨, 다케다 등이 파트너로 참여해 설립됐다.
이 회사는 화합물 발굴 후 이를 토대로 신약 개발 및 상용화를 추진할 스타트업 설립을 지원하고 있으며 2022년까지 32∼40개 기업을 보육하는 것이 목표다.
국내 연구팀이 개발한 화합물은 체내 티닉 단백질과 베타카테닌 단백질 간 결합 작용을 막아 대장암을 치료하는 데 효능이 있다. 실험을 통해 대장암 세포에 단독으로 사용하거나, 기존 치료제와 병행처리 했을 때 암의 증식이나 생존을 억제하는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티닉 단백질은 유방암, 뇌종양, 위암, 난소암 등에서 일정 수준 이상 활성화돼 있어 대장암 이외 다른 암 치료제 개발에도 적용할 수 있다.
퓨처엑스는 이 화합물이 세계적인 대장암 혁신 치료제로 개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관련 기술을 이전받아 이스라엘 신약 기업인 테라퓨틱스를 설립했다. 화합물을 개발한 화학연과 연세대 등은 기술이전 조건으로 지분을 확보하게 됐다.
이혁 화학연 본부장은 "국내 독자 기술력으로 개발한 화합물이 암 관련 치료제로 개발될 가능성과 함께 우수성을 인정받은 결과로, 신약 개발로 이어질 경우 대장암 환자의 치료와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 세계 대장암 환자는 80만명 이상에 이르고, 국내는 약 3만명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지난 19일 서울 연세대의료원에서 윤도흠 연세의료원장(사진 왼쪽부터), 김창균 화학연 부원장, 신상준 연세대 교수, 이혁 화학연 의약바이오본부장, 케렌 와이저 티닉 테라퓨틱스 CSO, 리아 클라퍼 퓨처엑스 CTO, 장성연 화학연 책임연구원 등이 대장암 치료제 화합물 기술이전 협약을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