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이 지난해부터 다자 간 금융정보 교환체계인 '공동보고표준'(Common Reporting Standard·CRS)에 참여한 이후 중국 부자들의 해외 자산은닉이 어려워졌다고 보도했다.
CRS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014년 주요 20개국(G20) 요청으로 개발한 제도로 100여개 국가·지역이 참여하고 있다. 조세회피처로 여겨지는 국가들도 가입했다. 미국은 가입하지 않았으나 양자간 협정 113건을 맺어 외국 은행들에 미국인 고객들로 추정되는 고객의 명단을 제공하게 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연간 보고서를 통해 외국인 금융정보를 공유한다. 예컨대 중국에 거주하는 중국인이 영국에 계좌를 개설할 경우, 영국 당국이 이 같은 정보를 보고서를 통해 중국 당국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단 부동산과 같은 일부 자산은 포함되지 않는다.
스위스 금융그룹 UBS 추정치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며칠에 한 명꼴로 새로운 억만장자가 탄생한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은 중국의 개인 자산이 4조달러(약 2경7024조원)이며 그중 1조달러(1126조원)는 해외 자산이라고 추산했다.
중국인들은 CRS 규정 도입 이후 합법적으로 이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베이징에서 부유층 세금관리를 맡고 있는 전직 세무 공무원 류솽은 CRS 규정 도입 이후 고액 자산가들의 문의가 급증했다면서 "이들은 해외 자산의 노출을 걱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중국 부자들은 중국 국적을 유지하면서 외국 국적이나 영주권을 취득해 조세를 회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중국은 올해부터 이중국적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중국 국적자들의 해외 수입에 세금을 매기고 있다. 또 중국의 지하 금융권은 불법 외환거래를 중개하면 형사 기소를 당할 수 있으며, 친지나 제3자에게 자산을 증여할 때 과세를 강화할 수 있는 입법도 추진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