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8704억 규모 LNG선 수주
현대·대우는 노조파업에 '흔들'
반면, 현대중공업그룹은 작년 LNG운반선 수주 호조에 힘입어 최대 기록을 세웠지만, 올해는 잠잠하다. 오히려 연초부터 '조선 빅딜'에 따른 노사 갈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피인수 주체인 대우조선해양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노조 파업이란 암초에 걸려 오랜만에 물이 들어왔는데도 노를 저을 사공이 없는 신세다.
21일 삼성중공업은 미주지역 선주와 8704억원 규모의 LNG운반선(사진) 4척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들 선박은 2022년 9월 말까지 인도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계약으로 현재까지 LNG운반선 6척, 11억 달러(약 1조3000억원)의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매출(5조2651억원) 25% 수준으로, 올해 수주 목표(78억 달러) 14%에 해당한다. 작년에 이어 올해 역시 선박부문 수주 목표 달성에 청신호를 켰다. 삼성중공업은 작년 12월에만 LNG운반선 7척을 연달아 수주하며 조선부문 목표치(51억 달러)를 초과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LNG운반선은 삼성중공업뿐만 아니라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 3사의 기술력이 세계에서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작년 세계 LNG발주량(71척) 중 국내 3사가 61척을 수주하며 사실상 싹쓸이 했다. 조선·해양 전문 분석기관인 클락슨은 작년 9월 발표한 전망 보고서에서 LNG운반선은 2023년까지 연평균 59척의 발주가 이뤄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하지만 올 들어서는 삼성중공업을 제외한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해양은 수주소식이 잠잠하다. 대우조선해양은 현재 1척을 수주하는 데 그치고 있고, 현대중공업그룹은 아직 별다른 성과가 없다. 현대중공업그룹이 작년 25척의 LNG선을 수주한 것과 대조되는 초반 행보다.
수주 낭보 대신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해양에서는 '파열음'만 들려온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이미 지난 18~19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통해 파업을 가결한 상태다. 이어 현대중공업 노조 역시 지난 20일 파업에 찬성했다. 모두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저지하기 위한 조처다. 현재로선 가능성이 희박해 보이기는 하지만, 양측의 연대 파업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국내 대형 조선사 두 곳의 동시 파업으로 인한 조업 차질은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오랫동안 침체기를 겪다 서서히 수주 실적 회복 조짐을 보였는데 뒤숭숭한 분위기로 찬물을 끼얹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양혁기자 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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