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권 칼럼] 유료방송 시장개편 둘러싼 4대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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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권 칼럼] 유료방송 시장개편 둘러싼 4대 쟁점

   
입력 2019-02-27 18:17

장석권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


장석권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
LGU+의 CJ헬로비전 인수, SKB와 티브로드의 합병, 그리고 M&A시장에서의 딜라이브의 향방 등 현재 유료방송시장의 개편을 두고 논의가 무성하다. 논의의 초점은 합산규제 재도입 여부, M&A에 관한 규제정책적 판단, 그리고 유료방송 시장개편의 파급효과 등이다. 쟁점이 될 만한 몇가지 이슈를 살펴 보자.


첫째는 통신 3사에 의한 유료방송 인수합병이 가져올지 모를 독과점 심화에 관한 우려이다. 관심의 핵심은 한 시장의 지배적 사업자가 M&A를 통해 인근시장으로 자신의 지배력을 부당하게 확장하는 지배력 전이현상이다. 시장에서는 이동통신, 인터넷, 유료방송간 결합판매에 의한 TPS (Triple Play Service) 시장의 쏠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둘째는 유료방송 시장개편이 가져올 사회적 후생에 대한 판단이다. 이번 인수합병은 유료방송시장에서 IPTV가 유선방송과 수평적으로 결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유료방송 가입자 증가로 인한 규모의 경제효과는 가격인하와 함께 콘텐츠 다양성을 증가시킬 것이며, 이는 가성비 증가를 통해 사회적 후생의 증대를 가져올 것이다.

셋째는 시장개편이 가져올 경제사회적 파급효과이다. 현재 유선방송업계에서는 통신대기업에 의한 인수를 경영악화와 구조조정 압박으로부터의 탈출구로 보는 시각도 있다. CJ헬로비전과 티브로드의 인수가 정해진 후, 짝을 찾지 못한 딜라이브가 자사의 인수를 강력히 피력하고 있는 사실이 이러한 시각을 대변한다.

넷째는 시장개편과정에서 나타난 규제 효과성과 절차 정당성에 관한 시비이다. 합산규제 재도입의 타당성은 차치하고라도, 재도입 여부가 확정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짝을 정해버린 M&A의 절차상 정당성, 공정성에 관한 문제제기이다. 축구경기는 시작되었는데, 경기규칙은 경기진행 상황을 보고 결정하겠다는 상황과 유사하다.


이들 쟁점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KT가 딜라이브 인수를 고려한다는 가상 시나리오를 가지고 미래 TPS 통합시장의 경쟁구도를 한번 평가해 보자. 물론 규제정책의 판단기준은 TPS시장에서의 지배력 분포이다. 계산은 시장진화 단계별로 하며, 1단계는 유무선인터넷 (이동통신+인터넷), 2단계는 인터넷 TPS (이동통신+인터넷+IPTV), 3단계는 인수합병후 TPS (이동통신+인터넷+유료방송)로 설정한다. 시장지배력의 분포는 3개 사업자간의 허핀달 허쉬만 지수, HHI로 측정한다.

2018년 말 가입자 추정치로 평가한 (SKT, KT, LGU+) 통신3사의 시장점유율 분포는 1단계에서 (40%, 39%, 21%)이고, HHI값은 0.357이다. 이어 2단계에서의 시장점유율과 HHI값은 (40%, 38%, 22%)와 0.352이고, 3단계에서의 값은 (39%, 37%, 24%)와 0.346이다. 3개 사업자가 33.3%씩 차지하는 완전 균형시장의 HHI값이 0.333인 점을 감안하면, 한국의 ICT시장은 비교적 균형적인 TPS 통합시장을 향해 단계적으로 진화해 갈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근본적으로 시장개편과정에서 유선방송 1위인 CJ헬로비전이 인터넷 TPS (이동통신+인터넷+IPTV) 3위인 LGU+와 결합하고, 유선방송 2위인 티브로드가 인터넷 TPS 1위인 SKT와 결합한 데에서 기인한다. 계산에 의하면 딜라이브를 KT가 인수하는 가상 시나리오의 HHI값은 0.346이나, KT가 인수하지 않는 경우의 HHI값은 0.355가 된다. KT가 딜라이브 인수를 배제하면 미래 TPS시장의 균형성이 오히려 악화된다는 얘기다.

TPS 통합시장을 향한 현재의 시장개편은 이동통신 1위 사업자와 유선방송 1위 사업자의 M&A를 불허했던 공정위의 판단과 합산규제의 일몰이 통신 3사간 진검승부를 부추긴 데에서 촉발되었다. 유료방송 시장개편을 TPS 통합 시장의 관점에서 바라 본 필자의 이러한 시각이 전적으로 옳다고 주장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이러한 보완적 시각이 유료방송 시장개편을 둘러싼 규제기관의 향후 논의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겠다. 최종판단은 전적으로 규제기관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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