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욱 칼럼] 365일 `운수좋은 날` 만드는 공유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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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욱 칼럼] 365일 `운수좋은 날` 만드는 공유경제

   
입력 2019-02-28 18:27

김수욱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


김수욱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

신기술의 등장으로 우리의 일상은 큰 변화를 경험해왔다. 휴대전화가 없던 시절 우리는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미리 약속을 잡았다. 약속시각 전 얘기치 못한 상황이 닥쳤을 때 상대방에게 연락할 방법이 없어 애를 태우던 경험도 누구나 한 번쯤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휴대전화 등장으로 우리의 약속 시각에 잠재적으로 변경할 수 있는 유동성이 더해졌다. 일상생활의 소통에서도 휴대전화는 우리에게 커다란 편리함을 가져다주었다.

스마트폰 기술 덕분에 의사소통의 방식에서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서로 음성만으로 의사소통하던 아날로그(2G) 기술의 시대를 경험했고, 문자를 주고받을 수 있는 디지털(3G) 시대를 보냈고, 실시간으로 화상으로 소통이 가능한 LTE(4G)를 넘어 초연결성과 초고속을 지향하는 5G 통신 시대를 살고 있다. 점점 더 빨라지고 편리함을 추구하는 시대로 거듭나왔다.

기술의 발전은 우리의 삶에 변화를 일으킬 뿐 아니라 우리의 직업까지도 변화시키고 있다. 현진건 소설 '운수 좋은 날'에 등장하는 인력거꾼 김 첨지의 직업은 현재의 택시기사와 비슷할 것이다. 소설 속에서 김 첨지는 평소와는 다르게 많은 손님을 인력거에 태웠고, 현재 화폐가치로 2만5000원 정도를 벌어들인 날을 빌어 오래간만에 닥친 운수 좋은 날이라고 표현했다. 손님이 오기까지 무작정 기다려야만 했던 그 시절의 기술 한계 때문에 김 첨지는 열흘 동안 수입이 없었던 적도 있었다.

현진건의 소설을 통해 20세기 초에 일상과 오늘날의 우리 일상과 비교를 해보게 되었다. 오늘날 기술의 발전 덕분에 택시는 손님을 무작정 기다리기보다 스마트폰의 앱을 이용한 손님의 호출을 받는다. 결재도 더 이상 현금 아닌 카드로 가능하다. 100년도 안된 시간동안 기술의 발전이 얼마나 빠르게 이루어졌고 우리의 삶을 얼마나 바꾸어 놓았는지를 엿볼 수 있다.


신기술의 등장은 늘 새로움과 흥미로운 변화를 해주지만 한편으로는 누군가의 직업이 위협받을 수 있다. 최근 들어 큰 화두가 되고 있는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가 그 대표적인 예가 아닐까 싶다. 카카오 카풀 서비스란 스마트폰 앱을 이용하여 목적지가 비슷한 방향으로 가는 차를 공유하는 서비스이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는 자신이 소유하는 자산을 공유할 수 있고, 비용부담도 나눌 수 있다. 이를 이용하는 승객도 택시비 보다 저렴하게 목적지까지 갈 수 있다. 하지만 기존에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던 택시의 입장에서는 카카오의 카풀서비스는 커다란 위협으로 느껴졌을 수 있다.

카카오 카풀에 이어 '플러스'에서 운영 중인 '타다' 서비스도 택시업계에 비슷한 위협으로 작용했던 것 같다. 택시업계는 카카오에 이어 플러스의 대표와 운전자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카풀 논란에 대한 대타협기구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아직 택시업계와 모빌리티 서비스 업체 간에 갈등은 사그라질 줄 모르고 있다.

공유경제의 개념은 우리 삶에 적용시켜 누군가와 자동차를 공유하고 그것을 무선통신기술을 이용하여 카풀을 중개한다는, 기존에 없었던 아이디어이며 이것을 실행에 옮긴 참신한 혁신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택시업계의 생존권 보장도 우리가 챙겨야 할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김 첨지가 운수 좋은 날에 벌어들였던 일당은 오늘날 화폐가치로 환산하면 2만5000원 정도에 불과하다. 지금의 최저임금에도 못미치는 금액이지만 당시에는 꽤 값어치 있는 금액이었을 것이다.

카카오와 택시업계의 갈등 해결을 위해서 정부와 여당, 택시업계, 카카오 등이 참여한 사회적 대타협기구는 조만간 결론을 도출할 계획이다. 더 이상 김 첨지와 같은 인력거꾼을 찾아볼 수 없지만 새로운 혁신을 가져다준 서비스 기업과 택시업계 모두가 김 첨지가 느꼈던 운수 좋은 날을 경험할 수 있는 결과가 도출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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