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무역전쟁에 경기전망 불확실
국정운영 '대내외 안정'에 역점
"과감한 구조조정 쉽지 않은 일"
중국 당국이 '추가 시장 개방'을 공언하며 연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낮춰 잡았다. 미국의 요구에 부응한 것으로 '대내외 안정'에 중점을 두고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중국 정부는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2차 연례회의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6~6.5% 구간으로 제시했다.
중국 정부가 성장률 목표를 구간으로 제시한 건 3년만으로 중국 지도부가 그만큼 상황을 조심스레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한편으론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는 것을 최대 목표로 삼으면서도 6%대를 반드시 사수하겠다는 것으로도 읽힌다.
중국은 현재 미·중 무역전쟁 여파 등으로 경기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정부는 대내외 위기를 타개할 방책으로 '개혁 심화 및 대외개방'을 꺼내들었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이날 "공급 측 구조 개혁과 시장개혁을 심화하며 대외개방을 확대하겠다. 또 구조조정 등을 통해 경제가 합리적인 구간에서 운영되도록 하고 취업, 금융, 대외 무역 등을 안정시켜 시장 신뢰도를 높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언급한 정책 기조를 두고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공급 측 구조 개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방만하게 운영되는 국유기업의 구조조정을 강도 높게 추진해야 한다. 현재 중국에서 정부 보조금이나 은행 대출로 연명하는 기업의 수는 최소 1만여 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경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들을 과감하게 구조조정해야 하지만 이는 쉽지 않은 일라고 지적했다.
또 시장개혁과 개방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비효율과 문제점을 꼬집고 개선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비판과 이견'의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 그러나 중국은 이 부분에서 오히려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례로 미·중 무역전쟁은 중국이 직면한 최대의 도전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번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는 무역전쟁에 대한 논쟁이 보이지 않는다며 "이는 중국 지도부가 여론에 대한 '재갈 물리기'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라고 홍콩 빈과일보는 밝혔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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