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세 칼럼] 움츠린 세계경제에도 봄은 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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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세 칼럼] 움츠린 세계경제에도 봄은 오는가

   
입력 2019-03-10 18:08

권혁세 단국대 경영대학원 초빙교수·前 금융감독원장


권혁세 단국대 경영대학원 초빙교수·前 금융감독원장

3월이 시작되는 이맘때 쯤이면 남쪽 지역부터 봄을 알리는 전령인 꽃소식이 전해진다. 매화가 피기 시작하면서 산수유, 개나리, 벚꽃, 진달래, 목련이 서로의 자태를 뽐내면서 5월이 오기 전 북반구는 봄 꽃으로 화려한 단장을 한다. 지난해 각종 악재로 잔뜩 움츠린 세계 경제에도 3월 들어 봄소식이 들려온다. 첫 번째 봄의 전령은 미·중 무역협상 타결 소식이다. 아직 양국간의 몇 가지 미 타결된 쟁점이 남아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3월 2일로 만료되는 관세부과 시한을 연장한 걸로 보아 어떤 형태로든 협상을 마무리짓고 3월 말경 양국간 정상회담이 개최될 것이란 전망이다. 두번째 봄의 전령은 미 연방준비이사회의 양적완화축소 중단 소식이다. 미 연준의 파월 의장은 이미 금리 인상을 당분간 중단할 것이란 메시지를 시장에 보낸 바 있고, 향후 적절한 시기에 양적완화축소 중단 조치를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다.

봄의 전령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곳은 주식 시장이다.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큰 폭으로 하락한 중국 증시는 금년 들어 상하이 종합지수가 20% 이상 급상승했다. 지난해 통화가치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은 대부분의 신흥국들도 올해 들어 주가가 10% 가까이 상승했고 통화가치도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이머징마켓 포트폴리오 리서치'에 의하면 올해 2월까지 약 20조원에 달하는 자금이 신흥시장펀드에 유입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금융시장의 봄 소식만으로 세계 경제에 봄이 왔다고 단언하기는 이르다.



미·중간의 시간에 쫓긴 듯한 무역협상 타결 추진이나 미 연준의 신중한 행보는 그 만큼 G2(미·중)를 포함한 세계 경제상황이 녹록지 않음을 반증한다. 중국의 경우 최근 개최된 전국인민대표회의에서 리커창 총리가 성장률 추락을 막기 위해 감세와 재정지출 확대 등 700조원을 상회한 경기부양책을 보고했다. 그동안 경제 상황이 좋았던 미국도 지난해 하반기에 경기가 정점을 지났다는 분석이 제기됐고 감세 조치의 약발도 떨어지고 있다. 또한 주택 경기 등 일부 지표에서 경기 둔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트럼프나 파월 연준의장이 가장 신경 쓰이는 부문은 사상 최장기 호황을 구가하는 주식 시장과 부동산 시장의 버블 문제일 것이다. 지난해까지 양적완화를 축소할 것처럼 보였던 미국 등 선진국의 금융 당국이 이를 중단하는 것은 트럼프의 보호무역전쟁으로 세계 경제가 그만큼 위축되고, 이로인해 자칫 금융시장 등 자산시장의 붕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조치들은 근본 대응이라기 보다 일시적인 미봉책에 불과하다.
지난 2월 라가르드 IMF 총재는 두바이에서 열린 세계 정부 정상회의에서 세계 경제에 보호무역주의, 중국 경기 둔화, 영국 브렉시트, 금융긴축 등 4개의 먹구름이 있다며, 번개 한 방에 세계 경제에 폭풍이 몰아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세계 각국이 부채 문제에 적극 대응해야한다고 역설했다. 사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세계적으로 부채가 40% 이상 증대했고, 특히 중국을 포함한 신흥시장 부채는 3배 이상 증가했다. 부채 내용도 비은행권의 그림자 금융이나 기업의 고위험 회사채 같은 악성부채 비중이 크게 늘어나 위기 발생 시 2008년 금융위기 시보다 대응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난 10여년간 늘어난 부채들이 주식이나 부동산 등 자산시장으로 많이 유입돼 거대한 버블을 형성하고 있어 '닥터 둠'으로 불리는 루비니 교수나 경기예측 분야의 대가인 헤리덴터는 2020년경 버블 붕괴로 인한 세계 금융위기를 예측하고 있다.

물론 세계 각국이 성장 둔화와 버블 붕괴를 막기위해 노력하고 있어 이들의 예측이 빗나가거나 위기 발생이 지연될 수 있지만, 근본적인 대응 없이는 더 큰 재앙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10년간 가계와 국가의 부채증가 속도가 매우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 또한 최근 국제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는 올해와 내년의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을 G20 국가(2.9%, 2.8%)보다 낮은 2.1%, 2.2%로 하향 전망했다. 수출도 최근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성장 둔화를 막기 위해서는 수출과 내수 분야에 과감한 투자유인책과 규제 혁신이 시급하다. 이와함께 향후 글로벌 금융위기 발발시 부채가 한국경제의 발목을 잡지않도록 지금부터라도 부채 축소를 위한 종합대책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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