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교언 칼럼] 전월세 신고제, 得보다 失이 훨씬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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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교언 칼럼] 전월세 신고제, 得보다 失이 훨씬 크다

   
입력 2019-03-11 18:02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최근 부동산 시장이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작년 11월부터 시작된 하락세가 4개월 가까이 지속되고 있다. 서울 지역 급등에 따른 부담감으로 조정이 예견된 상태에서 경제 불안과 정부의 강력한 대출규제, 보유세 인상, 공시가격 급등 등으로 일시적 조정이 아닌 하락 전환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방의 경우는 지방 매매지수를 작성한 이래 최대 폭, 최장 기간 하락을 기록하고 있다. 선진국들의 부동산 가격이 물가상승률 정도로 안정적으로 조금씩 올라가고 있는 것과 감안하면 우려가 큰 상황이다. 그래서 지금은 어떻게든 지방시장이 정상궤도로 올라와야하고, 그 와중에 서울 등 과열된 지역도 연착륙을 해야만 경제 전반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 수 있는 상황이다. 가격 급등락의 피해는 특히 서민 계층들이 고스란히 받는다는 점에서 더욱 절실하다.


게다가 거래 절벽으로 인한 사회적 손실도 막대한 상황이다. 거래량이 급감하는 바람에 각종 내수산업의 위축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거래 급감으로 인해 중개업소의 폐업이 늘어나고 있고, 이사업체와 인테리어업체도 과거에 비해 사업여건이 힘들어진 상황이다. 종합하면 부동산 시장에 대한 강공 일변도의 정책만으로는 경제성장의 정체와 고용절벽이라는 현실을 타개하기에는 너무나 힘든 상태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얼마 전부터 부동산 업계는 전월세 신고제 강제화에 대한 논의로 떠들썩하다. 한국감정원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서울에서 임대용으로 사용 중인 주택 118만5000여 가구 중에서 임대료 파악이 가능한 임대주택은 약 49만5000 가구인 41.7%에 그친다고 한다. 전국적으로 보면 네 집 가운데 한 집에도 못 미치는 22.8%만 정부에서 파악하고 있다. 예전처럼 전세가 많은 상태에서는 확정일자 신고로 파악이 용이했지만, 보증금이 비교적 적은 월세의 경우 신고하는 사례가 많지 않아 파악이 힘든 것이 현실이다. 최근 월세가 임대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늘어나서 파악이 더욱 곤란해진 측면이 있다.



부동산 시장의 안정을 위해서는 정확한 정보가 필수이고, 이러한 정보가 있어야만 제대로 된 정책이 실행될 수 있기 때문에 이 제도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논쟁의 실익이 적다. 그러나 그 정보의 필요성과 세금 부과는 전혀 다른 논의이다. 일반적으로 조세정책을 행할 때는 어떤 계층이 수혜를 입고, 어떤 계층이 새로운 부담을 지는 것인지에 대한 세밀한 분석이 있어야 한다. 또한 이러한 것들이 지금의 부동산 시장 상황에 맞는 것인지와 국민경제 전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해서도 충분한 검토가 선행되어야 한다.
특히 올해부터는 비과세였던 연 2000만원 이하 임대소득에 대해서도 분리과세가 시행되기 때문에 전월세 신고제가 도입되면 그 영향권에 들어가게 되는 계층의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제까지 규제는 특정지역에 국한된, 그리고 극소수에 대한 것이었지만, 이 제도는 전국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해당되게 된다. 지방에서 은퇴 후 약간의 임대소득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도 앞으로 부담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앞으로 논의가 많이 필요하다.

만약 세금 부담이 늘어나게 되고, 세입자에게 이를 전가했을 때 서민들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추가로 필요하다. 지금 시장상황을 보았을 때 조세전가의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고 볼 수 있으나, 경기 여건에 따라 그리고 지역에 따라 충분히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임대주택의 대부분을 공급하는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가 지금처럼 강한 상태에서, 세금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전월세 신고제가 추가로 시행된다면 민간 임대주택의 공급이 위축될 가능성도 더욱 커지게 된다. 이는 중장기적으로 서민들의 임대료 부담 상승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이다. 이 제도로 인해 부동산 시장과 서민경제가 어떠한 영향을 받을 지를 충분히 검토한 후 시행해야만 정책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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