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옥죄는 한국 `L자 침체`… 규제 푸는 일본 `U자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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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옥죄는 한국 `L자 침체`… 규제 푸는 일본 `U자 성장`

진현진 기자   2jinhj@
입력 2019-03-12 18:07

한국 생산·투자·수출 무너지며
저점서 장기간 머무르는 상황
"규제 촘촘해 기업 살기 어려워"
일본 고용지표 살아나며 '봄날'



韓-日 경제 역동성 `역전`

한국과 일본의 경제 성장성이 역전되면서 한국은 'L자형 침체'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일본은 'U자형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기 활황을 불러일으키기 위해선 기업 규제를 풀고 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장'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L자형 침체는 경기가 저점에서 장기간 머무는 현상을 말한다. 최근 우리나라는 생산·투자·수출·고용 등 경제를 지탱하는 분야들이 쓰러지고 있다는 지표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KDI가 지난 11일 발표한 경제동향 3월호를 보면, 광공업생산 1월 증가폭은 0.1%로 전월 0.7%에 비해 축소됐다. 이는 반도체·자동차·건설업 생산이 부진해서다. 반도체 생산 증가율은 1월 7.5%로 전월 10.3%에 비해 줄었다. 자동차는 20.3%에서 9.4%로 쪼그라들었고, 건설업은 전월(-9.1%)에 이어 11.8% 감소하며 부진이 지속됐다.

투자 관련 선행지표도 악화되고 있다. 1월 설비투자지수는 16.6% 감소하며 전월(-14.9%)에 비해 감소폭이 확대됐다. 건설투자도 건설수주가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건축부문이 21.6% 감소했다. 주거건축이 22.4% 감소했고, 토목부문도 발전·통신(-98.6%) 등을 중심으로 62.9% 줄었다. 또 2월 수출금액은 11.9% 줄었다. 반도체가 24.8% 감소한 타격이 컸다.

고용시장은 제조업과 건설업의 고용부진으로 얼어붙었다. 1월 취업자수는 전월 3.4만명 보다 증가폭이 축소된 1.9만명 증가를 기록했다. KDI 관계자는 "우리 경제는 투자와 수출의 부진을 중심으로 경기가 둔화되는 모습을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일본은 경기순환 측면에서 2012년 12월부터 74개월째 경기확장국면이다. 2002년 2월부터 2008년 2월까지 73개월 동안의 경기확장기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는 일본 GDP 내 미미한 비중을 차지하는 수출이 증가했을 뿐 아니라 고용·투자 등이 함께 성장하고 있어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실장은 "일본은 꾸준히 오르는 U자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다"며 "고용지표가 특히 두드러지게 좋다"고 평가했다.

한국은행 동경사무소에 따르면 일본의 고용상황은 취업률이 60%를 상회하고, 실업률은 2% 초중반을 유지하는 등 호조세를 지속하고 있다. 또한 기업·자영업자의 무인화, 자동화 기기 수요가 급증하면서 관련 설비투자가 증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현재 일본의 유효구인배율(구직자 한 명당 일자리 수 배율)은 1.63배에 달하고 외국인 근로자 수는 128만여명에서 146만명으로 급증했다. 건설투자도 확대되고 있다. 올림픽 개최와 인바운드 확대에 따른 호텔 신·개축, 도심권 재개발, 상업시설 건설, 교통 인프라 정비 등이 활발한 상태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일본의 경기확장국면의 경우 기업의 성장성·수익성 등 경영활동의 호조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기업은 법인세 감면, 각종 정부지원 등이 확대됨에 따라 경제 성장의 수혜가 주로 기업에 집중에 됐다는 분석이다.

이에 우리나라에서도 기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시장질서에 맡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함께 일할 하청기업을 선정할 때 각종 규제로 묶인 한국기업보다는 비교적 자유롭게 일을 할 수 있는 해외기업과 손을 잡고 싶어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과 교수는 "일본이 규제를 완화하고 폐쇄성을 개선하면서 경기가 활발해진 반면 한국은 더 옥죄면서 경직성이 강화돼 비효율성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민간기업의 능력과 투자에 의존하는 측면이 크기 때문에, 민간을 결집하고 역량을 확장시키려는 규제 완화 움직임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진현진기자 2jinh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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