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취임 100일
연합뉴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이 19일 취임 100일을 맞았다.
홍 부총리는 지난해 12월 취임하면서 혁신성장, 소득주도성장, 공정경제라는 3축 기조가 잘 녹아있는 '포용적 성장의 길'을 가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혁신성장과 소득주도성장이라는 모순된 정책을 조화시키기 위해 홍 부총리는 부지런히 부처들을 모아 소통을 시도하면서 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행보를 이어갔다.
홍 부총리를 사령탑으로 하는 2기 경제팀이 출범하던 지난 연말 경기가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홍 부총리가 입체적인 수출활력제고대책과 '규제샌드박스' 제도 등의 정책을 내놓는 등 선방했다는 시각도 있고, 공유경제 등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분야에서는 제대로 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론이 팽팽하다.
일단 1기 경제팀이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조정으로 인한 민생경제 위축, 공유경제 혼란 등으로 점수를 까먹은 상황에서 홍 부총리는 이 같은 정책을 수정·보완하면서 정책적 기저 효과를 누렸다.
가장 먼저 홍 부총리는 최저임금 속도 조절과 결정 구조 개편에 팔을 걷어붙였다. 현대차 신사옥과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등 8조 3000억원 규모의 기업투자 프로젝트 조기착공 등으로 부진의 늪에 빠진 투자 활성화에도 총력전을 펴고 있다.
홍 부총리의 경제활력 제고 방안으로 눈여겨볼 점은 사회간접자본(SOC) 활성화를 지렛대로 전후방 효과가 부챗살처럼 퍼지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많은 비판을 감수하면서 밀어붙인 대규모 SOC 예타 면제 요구사업이 일부 지역 경제에 활기를 불어놓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그는 국무조정실장 출신답게 부처 간 벽을 허무는 소통을 강화했다.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과 매주 금요일 정례적으로 만나 의견을 조율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홍 부총리는 비공개인 경제현안조율회의, 녹실간담회 등을 통해 당정청, 당정 간 주요 정책 결정을 하는 과정에서 경제 '원톱'으로서 실질적으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며 "정책 조율 역할을 적극적으로 하지만 비공개이기에 외부에는 다 말을 못 하는 사정이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100일이라는 짧은 기간을 놓고 홍 부총리를 평가할 수 없고, 정책 성과를 내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정책 일관성을 놓고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홍 부총리가 4일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추경 편성 검토 지시가 있은 뒤 입장을 180도 바꿔 추경 편성을 사실상 추진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12월 11일 그는 취임사에서 "곳곳에 위치한 첨예한 이해관계를 조정하지 못하면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면서 "경제주체 간 이견이 있는 과제는 사회적 빅딜을 통해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카풀·원격의료 등 이해관계가 맞붙는 분야에서 리더십과 돌파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정부는 홍 부총리 취임 100일을 맞아 2기 경제팀의 과거를 돌아보면서 향후 정책 추진 방향을 예고했다. 2기 경제팀은 경제 활력 기대감과 혁신 확산을 위한 분위기를 조성하며 '엇박자' 논란을 종식했지만, 수출·투자·고용·분배 측면에서 나타난 어려움을 풀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또한 홍 부총리 취임 후 매주 한 차례꼴로 총 12차례 현장을 방문하는 등 현장 중심의 정책운영을 정착했다고 자평했다. 경제팀과 청와대가 이른바 '3-3 소통장치'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한목소리를 냈다고 밝혔다. 3-3 소통장치란 경제팀의 경제활력대책회의·녹실간담회·현장방문 및 소통라운드 테이블, 청와대의 격주 대통령보고·매주 정책실장 오찬·수시 경제현안조율회의 등을 뜻한다.
예진수선임기자 jin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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