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메모리 영역 확장하는 삼성전자
中 IT제조업체 중심 수주 확대
2년내 100개 주문형반도체 양산
7나노 이하 파운드리 공정 가동
퀄컴 이어 IBM CPU 체제 시동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삼성전자가 메이주에 이어 모토로라에도 자사 엑시노스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장착하면서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 영역을 착실하게 확장하고 있다. 2030년 비메모리 반도체에서도 세계 1위 달성을 목표로 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의 자신감이 서서히 성과로 나타나는 모습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비메모리 반도체 매출은 작년 4분기 3조900억원 수준으로 전년 동기 2조9300억원과 비교해 5.5% 가량 증가했다. 이는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전체 매출에서 메모리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을 뺀 나머지 매출을 기준으로 계산한 숫자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DS 부문의 매출은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13.4%나 줄었다. 메모리 사업의 부진을 비메모리가 일정 수준 만회한 모습이다.
이는 최근 삼성전자의 비메모리 사업 수주 확대 덕분이다.
시장조사업체 IBS(International Business Strategies)에 따르면 삼성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매출은 2017년 98억 달러에서 2018년 99억 달러로 늘었고, 마찬가지로 이미지센서 역시 점유율이 조금씩 늘고 있는 중이다.
AP의 경우 2018년 기준으로 점유율이 11%(시장조사업체 SA 집계)로 4위권에 머물고 있지만, 최근 들어 수주가 늘면서 점차 점유율이 늘어날 기세다.
사실 메모리반도체에서는 세계 시장을 재패하고 있는 삼성전자지만 비메모리 시장에서는 지금까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워낙 시장 영역이 다양하고 인텔과 퀄컴 등이 원천 특허 기술을 바탕으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후발주자들이 확장할 시장 자체가 작았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등 IT(정보기술) 디바이스 사업으로 쌓은 경험치와 메모리반도체에서 축적한 미세공정 경쟁력 등을 앞세워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그 결과 삼성전자는 중국 일부 IT 제조업체들을 중심으로 비메모리 수주를 늘리는 주이다.
실제로 중국 현지 외신 등은 중국 일부 IT업체들은 삼성 파운드리와 협력해 ASIC(주문형반도체) 주문을 최근 1년 동안 약 50% 늘렸고, 앞으로 2년 내에 100개 이상의 ASIC 제품 양산을 주문할 것이라고 전했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6조원 이상을 투자해 화성에 EUV(극자외선 노광장비) 전용 라인을 올 하반기에 완공할 예정이다. 7나노 이하 파운드리 공정으로 가동하고, D램 생산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최고 수준의 미세공정 경쟁력을 앞세워 퀄컴에 이어 IBM의 CPU(중앙처리장치) 생산을 수주하는 등 외연을 넓히는 중이다.
이는 오는 2030년까지 비메모리 반도체에서도 세계 1위를 차지하겠다는 이재용 부회장의 포부와 궤를 같이 한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달 30일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을 방문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 여당 의원 17명과의 간담회에서 "시스템반도체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키우겠다"고 강조한 적이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아직 비메모리에서는 이익보다 외연 확대에 주력하고 있지만, 이후 어느정도 규모의 경제를 갖추고 여기에 메모리 시장까지 회복하면 삼성전자의 수익성은 지난해보다 더 커질 수 있다"며 "세계 최고의 종합 반도체 기업이 되겠다는 이 부회장의 공언은 10년 내로 충분히 실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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