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RPA SW시장 7700억원
2022년 2조7000억원 성장 전망
보잉 여객기 추락 등 위험 여전
자동화시스템 완급조절 필요성
연합뉴스
최근 인공지능 등 SW(소프트웨어) 기술의 발전으로 모든 산업에 걸쳐 자동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불안감 또한 증폭되고 있다. 특히 교통 수단에서 이뤄지는 자동화는 자칫 대형 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은 만큼 시스템 구축에 완급조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8일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RPA(로봇 프로세스 자동화) SW 시장 규모는 6억 8000만달러(7700억원)로 전년대비 57% 증가했다. 오는 2022년까지 시장 규모는 24억 달러(2조700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RPA는 SW 기술로 그동안 사람이 수행해온 단순, 반복적인 업무를 자동화하는 기술이다. IT 시스템과 사용자 업무 프로세스를 최적으로 만들어 기존 시스템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줘 비용절감과 고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 들어 국내외 많은 기업들이 RPA를 통해 업무혁신에 나서고 있다. 기존 숙련된 전문가들이 수행하던 선박, 항공 분야도 예외일 수 없다. 정부는 세계적인 항만 자동화 추세에 맞춰 국내 항만에 2025년까지 자동화 기반을 갖추고, 2030년에는 스마트 해상물류 체계를 완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최근 발생한 보잉사 여객기 추락 사고로 자동화 시스템 구축에 우려를 보이고 있다. 지난 10일 탑승자 157명 전원의 목숨을 앗아간 에티오피아항공 소속 '보잉 737 맥스 8 여객기' 추락사고가 자동화 문제에 관한 논쟁을 촉발시켰다. 이번 사고는 지난해 10월 발생한 인도네시아 라이온 에어 여객기 추락과 유사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737 맥스 8' 기종의 '자동 실속 방지 시스템'에 문제가 생겼다는 분석이다. 컴퓨터가 비행기 추락을 막기 위해 자동으로 기체를 조절하는 시스템이 오작동해 추락했다는 것이다.
자동 실속 방지 시스템이란 난기류 등으로 항공기 주위의 공기 흐름이 무질서하게 바뀌면서 기체가 양력, 즉 상승하려는 힘을 급격하게 잃고 곤두박질치는 것을 자동으로 막아주는 장치다.
비행 사고뿐 아니라 꿈의 자동차로 대표되는 자율주행차 또한 지속적인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세계 최대 전기차업체인 테슬라의 자율주행 보조시스템인 '오토파일럿'을 장착한 보급형 세단 모델3가 지난해 수차례 추돌사고를 낸 데 이어 지난 2일에는 운전자까지 사망하는 사고가 또 발생했다.
이번 사고는 오토파일럿을 장착한 테슬라 차가 지난 2016년 5월 처음으로 일으켰던 추돌사고와 흡사하다. 당시 테슬라의 또 다른 자율주행 차량인 모델S 세단은 플로리다주 도로에서 오토파일럿 모드를 켜고 달리다 역시 세미트레일러와 충돌해 운전자가 사망했다. 전문가들은 시스템이 갑자기 혼란 상태에 빠졌을 때 주요 권한이 사람에게 매끄럽게 넘어가도록 설계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SW업계 관계자는 "자동화 시스템이 비용 절감 등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시스템도 결국 사람이 만든 것으로 예측할 수 없는 오류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며 "자동화 시스템이 아직 부족한 만큼, 이에 전적으로 의지하기 보다는 전문성을 갖춘 사람과 함께 병행되는 프로세스가 당분간은 정착 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경탁기자 kt8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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