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중국發 미세먼지, 국제문제化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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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중국發 미세먼지, 국제문제化 하자

   
입력 2019-03-18 18:18

최승일 고려대 환경시스템공학과 교수


최승일 고려대 환경시스템공학과 교수
회색빛 안개처럼 시야를 덮는 미세먼지는 보는 것만으로도 갑갑하다. 그래서 나라의 온 신경이 미세먼지에 쏠려있고, 공기청정기는 날개 단듯 팔려나간다. 미세먼지특별위원회가 구성되어 활동 중이지만 미세먼지 문제의 해결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주변국이 함께하는 총체적이고 전면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해서 '미세먼지 해결을 위해 범사회적 기구'를 구성한다고 한다. 미세먼지는 중국의 영향이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우리나라 만의 요인에 의한 것이라면 자동차 배기가스도 그리 많지 않고, 석탄발전소도 없는 제주도나 서해안 도서지역에까지 미세먼지가 하늘을 덮는 것을 설명하기 어려울 것이다. 또한 서풍이 불면 미세먼지가 끼고, 북풍이 불면 하늘이 맑아지는 것도 설명하기 어려울 것이다. 베이징의 하늘이 미세먼지로 가득차고, 이후 서풍이 불면 2∼3일 후에 우리나라의 하늘이 온통 잿빛이 되는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그런데 중국은 완강하다. 지난 3월 12일 기상청이 미 항공우주국(NASA)의 테라·아쿠아 위성이 2월 26일과 28일, 3월 5일에 중국과 한반도 상공을 촬영한 위성사진을 제시했는데, 중국에서 미세먼지가 편서풍을 타고 한반도 상공으로 유입되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인공위성 사진은 지표면에서부터 높은 고도까지 공기층을 모두 반영해 한 번에 표시하는 것이어서 중국의 미세먼지가 한반도에 영향을 준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못 된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이렇게 미세먼지의 책임을 부인하면서도 앞으로 건설할 수 백 기의 석탄발전소의 배출가스가 중국 내륙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동부 해안가를 따라 건설할 예정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면 그로 인한 배출가스는 어디로 갈 것인가? 맹자는 인간이 가져야 할 4가지 마음가짐을 설파하면서 자신의 옳지 못함을 부끄러워하는 '수오지심'(羞惡之心)이 곧 '의'(義) 라고 했다. 중국은 맹자의 가르침을 깊이 새겨야 할 것 같다.
국제적으로 지금과 같은 상황은 이미 발생한 적이 있다. 미국과 캐나다는 1930~40년대 이른바 '트레일 제련소' 사건으로 대립했다. 소송을 제기한 미국 워싱턴주 주민의 승리로 결말이 났다. 또 유럽에서는 당시 강대국이었던 영국과 독일의 산업화로 인해 다량의 대기오염 물질이 북유럽으로 흘러들었다. 당시 영국과 독일은 지금의 중국처럼 부인으로 일관하였지만 북유럽 정부와 학자들, 러시아까지 공조해 두 강대국을 압박한 결과 월경성 장거리 이동 대기오염 물질에 관한 협약(CLRTAP)을 체결하게 됐다. 우리나라도 중국과 단독으로 상대할 것이 아니라 대기오염 물질의 월경성 문제를 국제문제화시켜 다자에 의한 원칙수립과 협력을 이끌어 내고자 하는 것은 올바른 해결방향일 수 있다.


그러려면 과연 중국의 영향이 얼마나 되는가 하는 것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충분히 있어야 한다. 그런데 중국의 영향 정도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연구자나 연구기관, 그리고 연구기간에 따라 30% 대에서 80% 대까지 모두 다르게 발표되기 때문이다. 2017년 5, 6월에는 미국 나사(NASA)와의 대기질 공동 조사가 실시됐다. 국내외 80개 기관 580여 명의 과학자가 참가한 대형 연구로 미국의 대기질 관측 비행기까지 동원돼 화제가 된 연구였지만 명확한 결과를 내지 못하였다. 이러한 이유는 대기질 연구에는 풍향, 풍속, 2차반응, 발생원 자료 등 예측하기 어려운 수많은 인자가 관여하고, 더욱이 시기에 따라 계속 변하고 있어 정확한 자료를 충분히 모을 수 없기 때문이다. 모델링은 제공하는 자료에 따라 천차만별의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미세문제를 해결하려면 월경성 오염물질에 대한 국제 공동대응과 원칙이 수립돼야 한다. 그걸 뒷받침해 주려면 다양한 시기에 여러 조건 아래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한두 달 하고 종료하는 연구로는 다양한 상황에 대한 설명을 하기 어렵다. 정부는 꾸준히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여야 할 것이다. 더불어 국내의 미세먼지 발생원에 대한 대책수립과 시행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연구, 기술개발, 국제협력, 국내 저감대책 시행 등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유효하게 사용하는 다면적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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