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르노삼성자동차가 무주공산(無主空山) 5인승 LPG(액화천연가스) SUV(스포츠유틸리티차) 시장에 진출한다. 이에 시장 관심은 2009년 '깜짝' 출시됐다가 2년 만에 돌연 종적을 감춘 싼타페와 쏘렌토 LPG차 부활에 쏠린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은 올해 QM6 LPG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현재로선 현대·기아차가 판매 중인 5인승 SUV LPG차가 없기 때문에 국내 유일 SUV LPG차 타이틀을 가져갈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특히 르노삼성은 '도넛 탱크'를 적용해 LPG차의 단점을 보완하는 등 LPG차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도넛 탱크는 기존 트렁크 공간 내 돌출한 LPG 가스통으로 협소한 적재 공간 문제를 비상용 타이어 공간에 적용하며 해결했다.
르노삼성의 공세는 현대·기아차의 LPG 제품군 확대를 부추기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지난 2009년 중형 SUV 싼타페와 쏘렌토 LPG차를 각각 138대, 797대씩 생산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해 실제 국내서 판매로 이어진 차량은 각각 134대, 792대다. 다음 해인 2010년에는 싼타페 78대와 쏘렌토 383대가 국내서 팔렸다. 당시 기아차 카렌스가 있기는 했지만, CDV(밴 형태의 다목적 차)이기 때문에 사실상 싼타페와 쏘렌토는 국내 유일의 SUV LPG차였다.
하지만 2011년 돌연 자취를 감췄다. 기대와 달리 바닥에서 허덕이던 판매량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009년 싼타페 전체 판매량(5만8324대)에서 LPG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0.23%에 그쳤고, 같은 기간 쏘렌토는 2.02%였다. 2010년 판매에서 싼타페의 LPG차 비중은 0.21%에 머물렀고, 쏘렌토까지 0.9%로 주저앉았다. 당시만 해도 LPG차는 택시와 렌터카, 장애인 등 일부에만 허용됐다.
특히 싼타페와 쏘렌토 LPG차는 당시 정부 정책 방향과는 동떨어진 차였다. 2009년 당시 이명박 정부는 '클린 디젤'이라며 경유차 보급을 장려했다. 실제 그해 팔린 싼타페에서 경유차가 차지하는 비율은 99.71%에 달한다. 쏘렌토 역시 96.23%의 비율을 나타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정부가 LPG의 연료 사용 제한을 폐지, 일반인도 제한 없이 LPG 차량을 구매할 수 있게 하면서다. 현대·기아차가 싼타페와 쏘렌토의 부활 카드를 꺼내 들 수 있게 된 배경이다. 현대차는 내부에서 다양한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만간 출시할 쏘나타 역시 LPG 엔진 적용 차를 내놓는 것은 물론, 앞으로 출시한 신차에도 LPG 엔진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쏘나타가 승용차이기는 하지만, 결국 배기량은 싼타페, 쏘렌토와 별반 차이가 없다"며 "LPG 엔진 적용은 큰 문제가 없겠지만, 시장에서 얼마나 인기를 끌지는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고심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