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회복 불투명해지자 '매도'
작년 폭락장 주가하락도 한몫
연초 공격적인 순매수 사라져
예상보다 가파른 반도체 쇼크
[디지털타임스 김민주 기자] 예상보다 가파른 실적 악화에 연초부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대량 매집하던 외국인 투자자들도 이달 들어 '팔자'로 돌아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어닝쇼크 우려가 확대되는 가운데 '상승랠리'를 견인하던 외국인마저 변심하면서 주가 전망도 어둡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종가 기준으로 이달 들어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 5995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국내 주식시장에서 가장 많이 순매도했다.
이는 연초 삼성전자를 공격적으로 사들이 던 모습과 상반된다.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올 들어 2조원 이상 사들이며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그러나 순매수 규모는 점차 둔화되다 이달 팔자로 돌아섰다.
결국 올해 가장 많이 사들이던 종목을 가장 많이 팔아치우며 급격하게 변심한 셈이다. 외국인의 월별 삼성전자 순매수 규모는 1월 2조4431억원을 기록하다 2월 5604억원, 이달 들어 팔자로 전환했다.
이와 함께 외국인은 이달 들어 SK하이닉스를 1616억원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1월 SK하이닉스를 8157억원 순매수하다 2월 510억원으로 규모를 줄이더니, 3월에는 팔자로 돌아섰다.
이처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외국인의 투자심리가 급격히 식은 이유로는 실적 부진이 최대 요인으로 꼽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분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영업이익 컨센서스(추정치)는 8조3038억원, 1조95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6.9%, 55.2% 급감할 것으로 추산된다.
연초 외국인은 하반기부터 반도체 업황 회복을 기대하며 매집에 나섰다. 작년 폭락장에서 주가가 낮아진 점도 투자심리를 자극하는 요인이었다.
하지만 1분기 시즌이 마무리 되는 시점에서 반도체 업황 부진이 예상보다 심각했고, 양사의 실적 회복도 불투명해지면서 결국 물량 줄이기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더불어 양사의 주가가 작년 낙폭을 어느 정도 회복한 점도 차익실현 욕구를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달 25일 4만7550원까지 오르며 1월4일 기록한 52주 최저가(3만6850원) 대비 약 29% 급등했다. SK하이닉스도 이미 지난달 7일 7만8200원까지 오르면서 1월4일 기록한 52주 최저가(5만6700원)와 비교해 38%가량 뛰었다.
실적 추정치가 낮아지는 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상승을 견인하던 외국인 마저 떠나면서 주가는 반등이 더욱 요원해졌다. 연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상승을 점치던 증권사들도 최근 들어 잇따라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이달 들어 미래에셋대우(5만7000원→5만6000원)와 하이투자증권(5만3000원→51500원)이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내렸다.
또 하나금융투자(7만8000원→7만100원), IBK투자증권(8만9000원→8만3000원), 한화투자증권(8만6000원→8만2000원)도 이달 들어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단기적으로 수요자 우위의 시장이 지속되면서 실적이 안 좋아지고 있다는 사실은 부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민주기자 stella2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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