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노인 시장`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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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실의 서가] `노인 시장`은 있다

이규화 기자   david@
입력 2019-03-19 18:19

노인을 위한 시장은 없다

조지프 F. 코글린 지음/김진원 옮김 부키 펴냄


우리나라는 2017년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이 전체의 14%를 넘어서며 고령사회로 진입했다. 현재는 노인 인구가 14.5% 정도로 720여만 명으로 추산된다. 2025~2026년 노인이 전체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 다섯 명 중 한 명은 노인이라는 얘기다. 이는 노인이 경제활동이 비록 위축되는 시기이지만 '노인 시장'을 무시할 수 없다는 의미다.


'노인을 위한 시장은 없다'는 노인이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아지는데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노인 시장을 무시하거나 노인 마케팅에 실패하고 있는 사례를 지적한다. 미국의 경우이긴 하지만 국내 기업들도 참고할 만하다. 책은 미국 기업의 31%만이 고령화에 대비해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단지 15%만이 고령층에 초점을 맞춰 사업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고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노인 마케팅을 모르거나 실패하기 때문이다. 대표적 사례로 꼽은 것이 독일 피트에이지사가 2007년 노인 시장을 염두에 두고 내놓은 '카타리나 다스 그로스'라는 휴대폰이다. 버튼을 크게 만들고 떨어뜨려도 깨지지 않도록 만들었지만, 너무 크고 무거웠다. 더군다나 이 폰을 쓰는 사람들을 눈도 침침하고 물건도 제대로 간수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심어줬다. 거버(Gerber)의 실패사례도 소개한다. 노인들이 이유식을 사서 먹는다는 것을 확인한 하인즈사는 노인용 거버를 내놨지만 노인들이 계산대에 올려놓지 않았다.

노인 시장에서 실패하는 이유가 바로 노인을 '장애인' 취급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노인 마케팅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필요'에 매몰되지 말고 노인의 관점에 서서 '욕구'를 읽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저자는 50세 이상 인구를 위한 기술과 디자인을 연구하는 MIT 에이지랩 창립자이자 책임자다. MIT의 도시 연구 및 계획부와 슬론 경영대학원 고급 경영 과정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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