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조선산업, 구조조정 波高 넘는 방법

메뉴열기 검색열기

[포럼] 조선산업, 구조조정 波高 넘는 방법

   
입력 2019-03-19 18:19

이영면 동국대 경영대학 교수


이영면 동국대 경영대학 교수
2015년 12월 기준으로 조선업에 종사하는 고용보험 피보험자 수는 18만8000명이었으나, 2년 후인 2017년 12월에는 11만4000명으로 거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2016년 6월 조선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하고, 2년 동안 세 차례에 걸쳐서 고용유지, 구직급여 등을 포함해 다양한 지원정책을 시행했다. 이는 사업주와 노동자의 고통을 줄이고 재도약에 상당부분 기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조선업은 2018년부터 뚜렷한 수주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수주량에 있어서는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했고, 금년에도 작년 수준을 다소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고용인원도 점진적인 증가추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지역에 따라 인력부족이 발생하고 있다. 그 이유는 협력업체의 경우 임금수준을 맞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업체들은 30·40대 숙련공을 채용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40·50대 경력자에 한정되고 있으며, 타 지역·업종으로 이직한 노동자들도 조선업으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단기적으로 인센티브 제공을 통해 인력 유입을 지원한다고 한다. 맞춤형 채용지원 강화, 훈련수당 인상, 지역주도 지원체계 지원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정책은 단기적으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노동자들이 조선업을 기피하는 근본적인 원인을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노동자들은 당장 임금수준이 낮은 것도 문제지만, 향후 조선업에 대한 전망 자체를 어둡게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선업은 중장기적으로 육성 발전시켜야 할 업종임에는 틀림없다. 우선 배를 만드는 일은 대규모 주문형 생산 프로젝트이기에 자동화나 로봇화가 쉽지 않다. 배를 건조하는데 각종 첨단장비가 필요하지만, 거대한 도크식 작업은 한동안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LNG선을 비롯한 고급첨단 배들을 만든다면 고용창출과 유지효과를 가질 수 있어 전망이 훌륭한 분야다. 하지만 그 자체가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 있다.

우선 글로벌 경기에 따른 충격이 크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대형 조선사들은 지난 30여년 동안 불경기를 경험하지 않다가 단지 몇년의 불경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대규모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군산, 거제, 울산, 통영 등 모든 지역에서 조선업 구조조정은 엄청난 고통이고 시련이었다. 그렇다면 왜 기업과 노동자들은 이러한 산업의 특성을 이해하고 충분히 준비하지 못했을까?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조선업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볼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먼저, 국제유가에 큰 영향을 받는 조선업의 경우 노사가 중장기 경기순환에 대비하여 상여금의 일부나 초과근로시간의 일부를 회사에 유보하는 제도를 운영할 필요가 있다. 최소한 2~3년 정도는 불경기에 버틸 수 있도록 임금과 근로시간을 저금해 두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구조조정 시기에 유휴인력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이번 구조조정 시기에 조선업 숙련 노동자들은 지역을 떠나거나 해외로 나간 경우도 많고, 타 직종으로 이직한 경우도 많다. 당장 실직을 당하는데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래가 불투명해 불가피하게 선택한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노사가 좀 더 적극적으로 대안을 모색하고 정부가 지원하면 숙련기술을 버리지 않고 보유할 것이며, 경기가 회복되면 다시 숙련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정부는 이번 경험을 토대로 고용보험료에 산업별 특성을 반영하는 방식의 개선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산업재해의 경우는 업종별로 많은 차이를 두고 있는데, 고용보험은 업종별 특성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 조선업과 같이 산업의 특성상 경기 순환의 폭이 크고, 구조조정의 가능성이 크다면 고용보험료를 좀 더 높게 책정하고, 실직한 경우에 혜택을 좀 더 많이 줄 수 있도록 한다면 구조조정의 고통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조선업만이 아니라 종합적인 업종별 검토가 필요할 것이다.

조선업의 미래 자체가 불투명하다면 굳이 이러한 생각을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조선업은 인공지능과 자동화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계속 함께 할 수 있는 전도유망한 업종이다. 조선업의 미래에 대해 노사가 좀 더 고민하고, 정부가 이를 잘 지원해 준다면 조선업은 더 좋은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지속가능한 업종이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