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세금 쏟아 일자리 만드려는 虛想 접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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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세금 쏟아 일자리 만드려는 虛想 접어라

   
입력 2019-03-20 18:05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

2월 중 고용동향은 참담하다. 우선 실업자가 130만 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세금을 쏟아 부은 공공부문 일자리 증가에도 불구하고 실업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실업자 130만 명은 외환위기 여파로 136만 명을 기록했던 1999년 8월과 박근혜 탄핵정국으로 경제가 얼어붙었던 2017년 2월 134만 명 이후 최대치다. 지난 2년간 54조원을 쏟아 부은 세금주도 공공부문 일자리를 감안하면 완전히 외환위기 수준이다. 여기에 구직단념자 58만 명, 취업준비자 12만 명, 그냥 쉬는사람 14만 명을 합하면 실제실업자는 214만 명에 달한다. 실업률도 4.7%로 2017년 2월 4.9% 이후 최대치로 치솟고 있다.

2월 취업자증가수는 26만 명으로 1월의 2만 명에 비해 크게 증가했으나 60세 이상에서 40만 명이 증가하고 산업별로는 보건·사회서비스업에서 24만 명, 농림어업에서 12만 명 증가한 덕분이다. 반면 30·40에서는 24만 명이 감소하고 산업별로는 제조업에서 15만 명, 도소매 음식숙박업에서 6만 명이 감소했다. 결국 고령층을 중심으로 공공부문과 농어촌부문에 일자리가 증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보건·사회서비스업이 공공부문이고 농림어업 취업자는 잠재실업자가 많은 점을 감안하며 건강하지 못한 취업구조다. 특히 경제의 허리라고 할 수 있는 30·40을 중심으로 제조업 취업자수가 감소하고 있는 점이 최근의 투자 수출 둔화를 반영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고용지표가 크게 개선되었다'는 정부의 평가는 현실과는 거리가 먼 평가다.

그런데 60·70세대의 40만 명 일자리를 꼭 이처럼 국민의 세금을 쏟아 붓는 공공부문 일자리여야 하는가 하는 점을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한국에서는 대개 50대 중반 정도면 퇴직을 하게 된다. 퇴직 후 대부분 도소매 음식업 등 자영업을 해 보지만 치솟는 최저임금에다 이미 과당경쟁 업종이 대부분이어서 3년을 넘기는 경우가 30% 정도에 불과하다는 조사결과도 나오고 있는 등 퇴직금만 날리기 일쑤다. 이런 과정을 두세번 하다보면 평생 마련한 집도 담보로 날리는 등 어려움 속으로 빠져들기 마련이다. 그러나 퇴직 노장년들이 적당한 수준의 임금에 재취업을 하고자 해도 기업주 입장에서는 최저임금법 위반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어 고용을 꺼리고 있다. 최저임금을 직종별 연령별 지역별로 차등 적용하기만 해도 이들 60·70세대 일자리는 세금을 쏟아 붓지 않고도 민간부문에서 창출될 수 있고 이들을 적절한 수준의 임금에 고용한 업종도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많은 자영업자들이 영업이 안돼 부채만 쌓이면서 빈곤층으로 추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음식숙박업이 과당경쟁으로 영업이 안되다 보니 빚을 내서 버티는 업소가 증가해 음식숙박업의 대출이 지난해 말 처음으로 200조원을 돌파했다. 이를 포함해 지난해 말 자영업자의 금융권대출이 609조원에 이르러 사상 처음 600조원을 돌파했다. 이 부채를 제대로 갚지 못해 연체율도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제도권 금융에서 돈을 빌리지 못하는 사람들은 금리가 100%가 넘는 초고금리 불법 사금융으로 몰려서 2017년말 기준 52만 명이 6조8000억 원의 불법사채를 쓰고 있는 것으로 금융위원회 조사결과가 보여주고 있다. 당연히 지난해에는 더욱 악화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배경으로 50·60·70 등 고령층이 전체 가계부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증가하고 있다. 큰 경제사회문제가 아닐 수 없다. 정부는 하루 빨리 퇴직 장노년들이 이미 과당경쟁상태에 있는 영세자영업에 뛰어들지 않도록 직종별 연령별 지역별로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해 재취업의 기회를 넓혀 주어야 한다.

일자리가 큰 폭으로 감소해 취업난 결혼난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30·

40 청년들에 대해서는 현재 변죽만 울리고 있는 규제혁파를 확실하게 해서 기업투자환경 창업환경을 개선해 역동적인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불황인데도 세금을 거두어 공공부문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발상은 아예 접어야 살 길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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