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현장] 소상공인 살리기 `골든아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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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현장] 소상공인 살리기 `골든아워`

김광태 기자   ktkim@
입력 2019-03-20 18:05

김광태 디지털뉴스팀장


김광태 디지털뉴스팀장

지난달 서울대 졸업식장. 방탄소년단을 월드스타로 키워낸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연단에 올랐다."미래를 구체화하는데 시간을 허비하지 말라." 세계 정상에 올라선 방 대표의 성공은 불합리한 상황을 최선의 상황으로 만들기 위한 몸부림의 결과였다. 그의 도전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그러나 자영업자들에겐 방 대표의 축사가 공허한 메아리 정도로만 느껴질 것만 같다. 그들은 자신의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하루하루 잠 못드는 밤을 보내고 있다. 미래를 구체화하고 싶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자영업자 개인의 능력 탓으로 매도하기엔 그들의 구조적 한계가 너무 열악하기 때문이다.

자영업이 위기의 나락에 빠져들고 있다. 소리소문 없이 문닫는 가게들이 부쩍 늘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자영업자 종사자 수는 563만8000명이다. 전년대비 4만4000명이 줄었다. 소상공인 자영업자는 우리나라 전체 취업자중 21%를 차지하고 있다. 사실 한국 자영업의 과당경쟁은 오랫동안 문제가 되어왔다. 열 곳이 새롭게 문을 열면 일곱 곳이 문을 닫는다. 지난해 통계로 본 국내 자영업의 현실이다. 그럼에도 창업자의 82%가 '생계를 위해' 자영업에 뛰어들고 있다. 이 수치만 보면 개인사업자가 영업을 이어가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여실히 드러난다.

자영업 러시는 1997년 외환위기 때부터다. 기업들이 40~50대 노동자를 대규모 강제퇴직을 시키면서 밀려나온 퇴직자들이 갈 곳 잃어 몰려든 곳이 자영업이다. 취업이 안돼 어쩔 수 없이 자영업자가 되기도 했다. 국제노동기구에 따르면 국내 취업자 중 임금근로자 비중은 74.1%(2015년 기준)이다. 미국(93.5%), 덴마크(91.4%), 독일(89.2%), 일본(88.5%), 프랑스(88.4%) 등 선진국보다 훨씬 낮은 비중이다.

그러나 최근 자영업의 위기는 큰 폭으로 오른 최저임금 요인이 크다는 지적이다. 대책없이 뛰어든 자영업자들에게 최저임금 급등은 치명적 내상을 가져왔다. 최저임금 급등과 별개로 상가 임대료도 급등했다. '풀뿌리 상권'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그래서일까, 경제불황에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에 진입했다는 소식은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



국제통화기금(IMF)마저 경고했다. 한국경제 성장률 저하 배경으로 경직된 노동시장과 최저임금 인상 속도에 대해 한국경제는 '옐로 카드'를 받았다. 국가가 복지 정책으로 해결해야 할 저임금 노동 문제를 자영업자들에게 전가하는 바람에 생긴 결과다.
이젠 다시 국가가 제 역할을 찾아야 한다. 주력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노동자 재교육, 실업부조 등 사회 안전망을 대폭 정비해야 한다. 디지털타임스는 3월부터 '풀뿌리상권 살려내자'라는 주제로 연중기획을 진행하고 있다. 낙후 상권에 대한 경영진단, 맞춤형 경영 지원 컨설팅, 성장 로드맵 마련 등으로 낙후 상권의 활성화, 지역 상권의 자생력을 제고할 계획이다. 꺼져가는 자영업을 살려야 한다는 절박감에서 시작된 고민의 흔적이다.

디지털타임스가 찾아간 자영업 현주소는 참혹하기만 했다. 군산의 한 호프집 사장의 하소연이 귓전에 맴돈다. 그는 "조선소, 한국GM이 폐쇄되기 전과 비교하면 매출이 3분의 1로 줄었다. 폐쇄 전에는 평일 매출이 60만원 선, 주말은 평일의 1.5~2배였는데 지금은 20만원도 올리기 어렵다. 직원을 한 명 쓰는데 전기세·난방비 등을 따지면 월세 120만원을 내기도 어렵다"고 토로했다.

뒤늦게나마 지난달 14일 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자영업자·소상공인 대화'가 열렸다. 카드수수료·임대료·인건비 등 비용부담, 상권보호와 상생, 성장과 혁신, 규제개혁 등 총 네 가지 주제가 대화의 메뉴에 올랐다. 향후 어떤 개선안이 나올까. 과연 자영업자의 뿔난 마음을 달래줄 대책이 나올 것인가.

이국종 아주대학교 권역외상센터 소장은 그의 책 '골든아워'에서 이렇게 말했다. "사람을 살리는 것, 그것이 우리의 일이다." 그는 환자가 실려온다는 콜이 오면 새벽이든 주말이든 때를 가리지 않고 급히 병원에 달려나와 매스를 잡았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당시 자영업자들의 수입을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골든아워'를 놓쳐선 안된다. 그 약속이행은 신속하고 정확해야 한다.

김광태 디지털뉴스팀장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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