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호소에도 승기잡은 정의선… 오늘 세대교체 주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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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 호소에도 승기잡은 정의선… 오늘 세대교체 주총

김양혁 기자   mj@
입력 2019-03-21 21:00

의결권자문사·국민연금 우군확보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 처리 이후
별도 임시이사회서 대표이사 선임





현대차·현대모비스 주총
현대자동차그룹과 미국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 간 결전의 날이 밝았다. 현대차그룹은 정기 주주총회에 앞서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와 국민연금까지 든든한 '우군'을 얻으면서 승기를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벼랑 끝으로 몰린 엘리엇은 주주들의 표를 잡기 위해 막판까지 호소에 나섰지만 승부는 이미 기운 양상이다.

승기를 잡은 정의선 수석부회장(사진)은 여세를 몰아 그룹의 핵심 축인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세대교체 대관식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22일 오전 나란히 정기 주총을 연다. 두 회사는 그동안 별다른 잡음 없이 '초스피드'로 주총을 마무리해왔지만, 올해의 경우 엘리엇이 배당금과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 목소리를 내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엘리엇은 '고배당'과 자신들이 추천한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주주제안을 냈다. 제안에 따르면 현대모비스 보통주 1주당 2만6399원, 현대차 보통주 1주당 2만1976원 등 배당금만 모두 7조원에 육박한다. 현대차의 사외이사로 수소연료전지를 개발, 생산해 판매하는 발라드파워스시템의 로버트 랜달 맥귄 회장을, 현대모비스의 사외이사로는 중국 전기차 업체 카르마 오토모티브의 로버트 알렌 크루즈 CTO(최고기술경영자)의 선임을 제안했다.

업계는 엘리엇이 그동안 현대차의 주식을 사들였지만, 별다른 수익을 얻지 못하자 이를 만회할 카드로 고배당을 요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 주가는 작년 1월 중순 16만2500원에서 지배구조 개편안 무산 등 악재에 휘말리며 11월 중순 43% 떨어진 9만2500원으로 '반 토막'이 났었다. 엘리엇은 지난 2017년 말부터 현대차 주식을 사들여 현재 640만주(3.0%) 정도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반 엘리엇의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이미 엘리엇은 작년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안을 무산시키며 '한판승'을 거둔 이력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엔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가 현대차그룹 손을 들어줬다. 세계 양대 의결권 자문기관으로 꼽히는 ISS와 글래스루이스는 물론, 국내 최대 의결권자문사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엘리엇의 대규모 배당에 난색을 표했다. 일회성 대규모 배당이 앞으로 기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결국 엘리엇은 이번 현대차, 현대모비스와의 주총 대결에 앞서 단기이익만 좇는 '먹튀자본'이라는 꼬리표만 달게 됐다.


상황이 악화하자 엘리엇은 21일 주총에 앞서 막판까지 "현대차그룹이 당면한 문제의 심각성에 상응하는 조치가 필요하며, 바람직하지 않은 경영구조가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이어지기에 대차대조표를 정상화하고 기업 경영구조를 개선하여 경영책임을 강화할 수 있는 바탕을 함께 마련해달라"며 표 결집을 호소했다.

엘리엇의 호소에도 이미 현대차그룹이 승기를 잡았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총의 '캐스팅 보드'를 쥔 것으로 평가받는 국민연금마저 현대차그룹의 편에 서기로 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현대차와 모비스 지분을 각각 8.7%, 9.45%를 보유한 2대 주주로 주총에서 막강한 의결권을 행사한다.

한편, 현대차는 이날 주총에서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 처리 이후 별도 임시이사회 결의를 통해 정 수석부회장을 대표이사에 올린다. 정 수석부회장이 1999년 현대차그룹에 입사한 지 20년 만이다. 예정대로 안건 통과 시 현대차는 정몽구 회장, 정 수석부회장, 이원희 사장, 하언태 부사장 등 4인은 각자 대표이사를 맡게 된다.

현대모비스 역시 22일 같은 절차를 거쳐 정 수석부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확정한다. 현대모비스는 정 회장과 정 수석부회장 그리고 박정국 사장 등 3인이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구성된다.

앞서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15일 열린 기아차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기존 비상근이사였지만, 앞으로 사내이사를 맡아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현대차그룹 내 장악력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와 달리 대표이사는 맡지 않는다. 이에 따라 기아차는 박한우 사장과 최준영 부사장이 각자 대표 체제를 유지한다.

정 수석부회장이 현대차에 이어 현대모비스의 대표이사로 선임될 경우 작년 9월 수석부회장 승진 이후 체제 구축을 완료하게 되는 것으로 평가된다.

김양혁기자 m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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